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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학생 14% “학업중단 생각해봤다”

입력 : 2017-02-02 23:00:39 수정 : 2017-02-09 17: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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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론 “공부에 흥미 없어서” 25% / “경제적으로 힘들어서”도 11% 달해 / 관련 프로그램 운영 학교도 부족 / 학교 적응 위해 지원 대책 필요성 서울에서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학생 7명 중 1명은 학업중단을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도입국 다문화 학생들은 학교 공부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교내 교육 프로그램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다문화청소년 교육지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 중 ‘학업 중단을 고려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14.1%로 집계됐다. 한국에서 태어난 다문화 학생의 응답은 10%였지만, 외국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 들어온 중도입국 학생은 17%까지 올라갔다. 중도입국 학생들이 학교 적응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조사는 2015년 9∼10월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서울 46개 중·고등학교에서 6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경제 수준에 따라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학생 중 학업중단을 고려했다는 응답은 22.6%였지만, ‘경제적으로 여유 있다’고 답한 학생은 이 비율이 12.4%로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학업중단을 고려한 이유로는 ‘공부에 흥미 없어서’가 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11.4% △친구 관계 9.4% △공부가 어려워서 8.3% 등의 순이었다. 학교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도 ‘공부’(44.1%)가 꼽혀서 학교 적응을 위해 교과 학습 지원이 우선시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출생 다문화 학생은 86% 정도가 ‘한국어를 한국사람 수준으로 구사한다’고 답했지만, 중도입국 학생은 33.5%로 떨어졌다. ‘뉴스나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13%, ‘알아듣지만 말은 잘 못한다’는 6.1%로 적지 않은 학생이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학업 중단 비율도 높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4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다문화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초등학생 1.67%, 중학생 2.01%로 서울시 전체 학생의 학업중단율보다 1.5∼2배 높았다. 다만 고등학생은 0.97%로 전체 학생(1.47%)보다는 적었다.

이처럼 많은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많지 않았다. 35개 학교를 조사한 결과 다문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 곳은 57.1%(20개교)에 그쳤다. 운영 프로그램도 대부분 문화체험과 심리·상담으로, 방과 후 교과보충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는 6곳(17.1%)에 불과했다. 시교육청이 중도입국 학생의 학교 적응을 위해 배치하는 ‘다문화 언어강사’도 78.8%가 초등학교에 배치돼 중·고등학생은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혜숙 연구위원은 “서울시의 다문화 청소년 지원사업은 주로 초등학생 이하 아동에게 집중돼 있다”며 “중도입국 학생의 학교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 학생은 2013년 8574명에서 2015년 1만1642명으로 증가했다. 서울 전체 학생 중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0.77%에서 1.14%로 늘었다. 전국 다문화 학생 중 14.2%, 전체 중도입국 다문화 학생 중 23.6%가 서울 학교에 다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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