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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국수적 민족주의 부활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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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1-26 01:26:51 수정 : 2017-02-09 16: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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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역행하는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 세계평화 위해 글로벌 리더십 보여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영미동맹’이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첫 해외 정상의 만남도 오는 27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로 확정했다. 선거 기간 내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했던 트럼프가 친(親)영국 행보에 나선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지난날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이나 ‘테러와의 전쟁’에서 영국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준 미국과의 밀착 지원을 감안한다면 양국의 특수관계 부활은 당연한 행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행보는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영국의 브렉시트는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2012년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가 심화되자 불거지기 시작했고 2015년 11월 영국의 독자적 난민 수용정책을 제시했다. 이어 2016년 6월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했다. 반(反)이민 정서에 따른 포퓰리즘의 결과라는 평가였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미국의 대통령 후보였던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부동산 개발의 부호로 아웃사이더이자 극우파로 알려진 그의 당선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그는 ‘위대한 미국 건설’을 주창했다.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웠다. 미국 대통령으로 미국의 이익과 미국인을 우선시하겠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영국 메이 정부가 천명한 EU와 완전한 결별 ‘하드 브렉시트’가 국경을 봉쇄하고 이민자를 통제하는 독자노선이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는 ‘미국 우선주의’가 추구하는 이민자 배타정책의 마이웨이는 결국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자국 제일주의를 내세운 국수적 우파 포퓰리즘이다. 세계의 평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외국에 군대를 파견하는 경찰국가를 포기했다. 국경 개방으로 외국인이 밀려들어 자국민의 일자리 감축을 경계하고 있다. 값싼 외국 상품의 유입으로 국내 산업이 무너지는 위험을 차단하겠다는 자국 보호무역 중심 정책이다.

지난날 미국과 영국이 세계질서의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은 이와 같이 자국만을 위한 국수적 우파 민족주의에 집착할 때 이뤄진 것이 아니다. 메이 영국 총리가 정신적 지주로 숭모하는 윈스턴 처칠이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종하는 로널드 레이건이 위대한 것은 자국의 이익에 함몰될 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처칠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영국을 대영제국으로 부활시켰으며, 가장 성공한 총리이자 위대한 영국인으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와 나치에 맞선 최후의 지도자였다. 영국과 미국, 소련의 관계를 조율하며 독일, 이탈리아, 일본군에 맞서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었던 것이다. 레이건 역시 ‘레이건독트린’을 기초로 전 세계 적화를 목적으로 확대되는 공산주의에 맞서 아시아, 중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반공산주의 분쟁을 지원했다.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라고 불리는 정책을 기조로 하여 세출의 삭감, 소득세의 대폭감세 등 경기부양으로 경기후퇴나 경기침체가 없는 사상 최장의 평화 시기를 이끌어 위대한 미국을 부각시켰다.

미국과 영국은 이 시대 앞에 진정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다민족 다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일반화되는 세계화, 국제화시대에 자국의 이익만을 추종하는 국수적 우파 민족주의를 벗어날 때다. 민주주의 본산으로 세계 평화와 질서 유지의 천명(天命)을 받들어 참다운 민주주의를 꽃피울 때만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위대한 미국’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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