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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다시 뜨는 원통형

입력 : 2016-12-08 19:39:50 수정 : 2016-12-08 22: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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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DI, ‘루시드모터스’ 스포츠세단에 공급키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원통형’은 오래된 구식 기술이다. 하지만 테슬라 이후 신생 자동차 업체들이 고성능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이 기술방식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화학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SDI가 미국의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루시드모터스’와 배터리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루시드모터스와 삼성SDI는 공동으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배터리는 지금 쓰는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나 출력, 수명, 안전성면에서 성능이 우수하고 잦은 급속 충전과 방전 등 전기차의 충전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된다.

루시드모터스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644㎞(400마일) 이상 주행할 수 있고, 2.5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할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세단을 개발해 2018년 출시할 계획이다.

제2의 테슬라를 꿈꾸는 루시드모터스는 2007년 설립된 배터리 기술업체인 ‘아티에바’가 이름을 바꾼 회사로, 지난달 말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7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1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 러에코가 투자한 미국의 패러데이 퓨처사도 개발 중인 고성능 전기차에 원통형 방식의 배터리를 채택했다. 다만 러에코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패러데이 퓨처의 차량 출시는 불투명해졌다.

현재 자동차용 배터리는 파우치형, 각형, 원통형 3가지 방식으로 제조된다. 이 중 원통형 배터리는 ‘18650’ 배터리로도 불리는데 지름 18㎜, 높이 65㎜에 원형(0)이라는 뜻이다. 이번에 삼성SDI가 공급하기로 한 배터리는 18650보다는 큰 ‘21700’형으로 지름이 21㎜, 높이는 70㎜다.

각형이나 파우치형의 더 진보된 기술 방식이 있음에도 신생 전기차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건, 테슬라가 차량 배터리 관련 기술을 공개한 데다가 이미 오래전부터 쓰인 방식이라 쉽게 만들 수 있고 생산 단가도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통형 배터리는 다른 방식에 비해 충전 횟수가 제한적이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테슬라는 무거운 원통형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골고루 배치하는 방식으로 차체 안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했고 차량 주행 거리도 높였지만 배터리 수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가격’이냐 ‘진보된 기술’이냐가 배터리 시장의 논란거리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국내 업계는 최근 신생 자동차업체의 원통형 배터리 채용이 늘었다고 해서, 배터리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용 배터리로 각형이나 파우치형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파우치형 등 새로운 방식의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기술이 안정화되면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라며 “원통형 배터리로 오래 달리는 대중적인 차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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