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침뱉기·피임약 복용 등 피하도록
사랑니는 다른 치아처럼 똑바로 자라나지 않고 기울어지거나 누워 있기 쉽다. 형태 또한 일부, 혹은 전부가 잇몸에 묻혀 있기도 하고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음식물 찌꺼기가 잘 끼어 염증이 생기기 쉽고 바로 앞의 어금니까지 썩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대로 난 사랑니라 해도 칫솔이 잘 닿지 않는 입 안쪽에 나 있어 충치가 생기기도 쉽다. 그러나 사랑니를 뽑는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랑니를 뽑은 자리에 유난히 통증을 느끼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사랑니 발치로 인한 통증은 2~3일이면 사라진다. 그런데 사랑니 발치 후 통증이 지속되는 일이 있다. 잇몸 뼈가 제대로 아물지 않아 염증이 생기는 ‘건성치조와(dry socket)’ 증상이다. 건성치조와는 치아 발치 후 아무는 과정에서 딱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거나, 형성돼도 1~3일 이내에 탈락하면서 잇몸 뼈가 노출되는 치유장애의 일종이다. 치아를 발치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이 멈추고 딱지가 생기면서 아물게 되는데 이때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입 안에 있는 세균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감염돼 붓거나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건성치조와가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흡연이나 침을 과도하게 뱉는 행위 또는 빨대를 사용하면서 입 안에 음압이 높아져 혈병이 떨어져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물게는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아래턱 쪽의 사랑니를 발치할 때 발생하는데 통증과 입 냄새가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건성치조와는 평소 생활습관을 잘 지키면 예방 가능하다. 허영준 다인치과병원장은 “흡연 시 들이마시는 공기는 뜨겁고 건조해 딱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사랑니 발치 전 후 1주일간은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빨대 사용과 경구피임약 복용 역시 사랑니 발치 전후로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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