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일 지음 요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은 뜻이 담겨있는 ‘처음처럼’이라는 글귀를 들려주면 원래의 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술 이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현대인들은 물질적 풍요에 비해 인간성 상실, 정체성과 소속감의 부재, 공동체 문화의 해체 등으로 몸과 마음을 둘 곳도 모르면서 그저 ‘처음처럼’ 술로만 세상과 인생을 잊으려고 하고 있지나 않은지.
최근에 만난 두 권의 책 ‘퇴계처럼’, ‘선비처럼’은 나의 방황과 고민에 가슴 깊숙한 반향과 위로를 주고 있다. 두 권의 책은 한 짝을 이룬다. 조선의 퇴계가 현대의 선비인 저자와 만난 것이다. 시공을 초월해 만난 두 선비는 혼돈과 난맥상의 작금 세태에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정신적 고양과 실천적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
지금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노인, 오랜 경험, 깊은 지혜’ 특별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전통사회의 노인은 오랜 경험으로 축적한 깊은 지혜를 통해 후대에 바른길을 제시해 온 사회의 ‘어른’이라는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 것이 기획 의도이다. 선비와 선비정신에 대한 우리 시대의 왜곡과 편견을 걷어내고 새로이 탐구하고 구현해야 한다. 선비와 선비정신은 동서고금을 통해 최고의 사회적 어른이며 인류 보편의 정신적 자산이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