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해 3위를 차지한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 7’에서 그는 당당히 주연 배우로 활약한다. 미국 서부 영화의 고전,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영화에서 이병헌은 덴젤 워싱턴과 크리스 프랫, 에단 호크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과 함께 7인의 멤버로서 황야를 누빈다. 한 명의 배우가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해 동시에 경합을 벌이는 것도 극장가에서 흔치 않은 경우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매그니피센트 7’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모인 7인의 무법자들 중에서 이병헌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암살자 빌리 락스로 출연한다. 그는 내로라하는 할리우드의 배우들과 연기 호흡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병헌이 세계적 배우임을 실감케 한다.
극중에서 유일한 동양인 주연 배우인 그는 말을 타는 것은 물론 칼과 권총, 장총을 모두 다루면서 작지만 민첩하고 날렵하게 연기한다. 후반부 20여 분간의 총격신에서 이병헌의 역할은 더욱 뚜렷해진다. 할리우드 스타, 에단 호크와 호흡을 맞춰 총과 다양한 무기로 적에 맞서 대규모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통쾌하다.
할리우드 진출 사상 처음으로 악역 아닌 선역을 맡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배우들은 줄곧 악당을 연기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마을을 지키는 영웅 중 한 명이다.
이병헌은 지금까지 출연작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내부자들’, ‘협녀’ 등 매 작품을 통해 변화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이 여섯 번째인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그의 연기력은 보다 세련되고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국영화의 국제화와 진흥을 위해서는 감독은 물론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은 필수적이다. 이때까지 몇몇 감독이나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시도가 있었지만 주연 배우로서 존재감을 가지고 연기에 성공한 경우는 이병헌이 처음이다. 이병헌의 ‘매그니피센트 7’은 한국 배우와 감독 그리고 영화산업의 할리우드 진출가능성을 보여주는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할리우드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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