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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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경(신현덕 지음, 대학서림, 1만8000원)
=자유당 정권과 5·16 군사정부에서 동시에 장관을 지낸 유일한 인물인 오재경은 언론의 역할, 기능 등을 고민하며 일관된 잣대로 자유언론을 지향했다. 자유당 정권이 경향신문을 폐간하려는 계획에 맞섰고, 군사정권이 한국일보 사주를 포함한 47명의 언론인을 정화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것에 맞서다 경질됐다. CBS 기독교방송 사장 때는 유신에 반대하는 논객을 대거 등장시켰다. 오재경의 활동을 보여주는 평전이다.

불편한 회고(이동준 지음, 삼인, 1만4000원)=한·일 관계 70년을 분석하며 일본만큼이나 안이한 한국의 역사 인식을 질타한다. 저자는 객관적인 접근을 위해 양국의 외교사료 등 공문서에 입각해 한·일 관계 70년을 조망한다. 일본이 자발적으로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역사 왜곡을 부르짖으며 반성하지 않는 일본 탓만 하기보다는 한국 정부 스스로 과거를 부정한 궁색함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천문화마을 산책(임회숙 지음, 해피북미디어, 1만3800원)=부산 사하구의 산비탈에 들어선 ‘감천문화마을’을 관광지가 아닌 마을로 조명한 책이다. 부산소설가협회 사무국장인 저자는 감천문화마을이 형성된 배경을 살피고, 감천문화마을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또 주민들을 인터뷰해 감천문화마을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일부 주택은 화장실이 집 밖에 있고 계단이 많아 불편하지만, 사람 냄새 나고 정감이 넘친다.

말하지 않는 세계사(최성락 지음, 페이퍼로드, 1만5800원)=유대인 차별은 독일에만 있었을까. ‘개와 유대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처음 등장한 곳은 미국이었다. 미국뿐 아니라 서구 대부분 나라에서 유대인 차별은 뿌리 깊었다. 스페인에서는 여러 차례 유대인 추방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저자는 ‘알고는 있어도 차마 말하지 않는’ 세계사를 소개한다. ‘바람둥이’의 대명사 카사노바는 ‘뇌섹남’이었고 진화론을 담은 첫 논문을 쓴 사람은 다윈이 아니었다.

레몬트리의 정원(앙젤리크 빌뇌브 지음, 델핀 르농 그림, 권지현 옮김, 씨드북, 1만2000원)=주인공 레몬트리는 남에게 베푸는 걸 좋아하는 상냥한 소녀지만 겁이 맣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새 친구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한다. 친구들과 나누는 기쁨이 낯섦, 불안함보다 컸기 때문이다. 베푸는 마음으로 건넨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어떻게 우정으로 발전하고, 레몬트리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가는지를 보여준다.

일제강점기에는 어떤 소설을 읽었을까?(김태옥 지음, 안윤경 그림, 큰북소리, 1만3000원)=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소설 중 우리 문학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을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소설에는 아픈 시절을 살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힘든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외면하거나 지워 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다. 하지만 고통을 이겨내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힘이 무엇인지를 전한다.

시간이 흐르면(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이상희 옮김, 그림책공작소, 1만2000원)=시간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간다. 시간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시간의 흐름을 볼 수는 있다. 연필은 짧아지고, 감자는 싹이 나고, 그림자는 자리를 바꾼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하는 걸까. 시간이 빚어내는 수많은 날들, 순간과 영원을 담은 철학 그림책이다. 장면마다 ‘시간이 흐르면’이란 책의 제목을 떠올리면 시간 속에 담긴 수많은 날들을 헤아릴 수 있다.

책벌레(권재희 지음, 노란상상, 1만2000원)=텅텅 빈 도서관에서 작은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방, 파리, 하루살이 등등 벌레 친구들은 날개를 퍼득이며 공중을 날고, 떨어진 실조각을 물어와 실놀이를 한다. 하지만 책벌레는 예외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날 수 없는 책벌레는 혼자서 놀지만 외롭지도 심심하지도 않다. 도서관에는 매일매일 읽어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책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또 읽은 책벌레는 작은 도서관에서는 할 수 없는 수많은 경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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