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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네 어르신의 아들 딸 ‘방문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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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01 21:13:51 수정 : 2016-08-01 21: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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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간호사가 나같이 당뇨를 오래 앓은 사람들은 발에 상처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려주었어요.”

최근 서울시내 한 동주민센터에서 만난 70세 어르신은 방문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상처를 치료하고 예방법을 알려준 것에 대해 너무 고마움을 느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숙랑 중앙대 교수·간호학
노인은 일상에서 나이듦을 실감하지만 정상적인 노화과정인지 아닌지를 예민하게 분리하지는 않는다. 몸에 힘이 빠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갑자기 넘어지기도 하고 주변에서 알아볼 정도로 체중이 줄고, 부쩍 기분이 우울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도 “늙으면 그런 거지”로 치부한다. 하지만 노년기의 삶과 수명에 결정적이라고 알려진 이와 같은 노쇠(Failty)현상은 되돌릴 수 있는 가역적인 증상이다. 즉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며 몇 가지 기능 장애 예방수칙을 지키도록 주변과 함께 관심을 기울인다면 예전의 에너지를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힘차고 당당한 노년기를 오랫동안 보낼 수 있다.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방문간호사는 어르신의 건강향상을 위한 활동을 한다. 매년 65세와 70세 생일을 맞은 주민에게 사회복지사와 동행 방문을 하여 전반적인 건강상태, 만성질환 관리 상태와 건강행태, 인지기능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적절하게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상담 및 교육을 제공한다.

65세, 70세라는 연령을 정해 놓고 해당 연령의 모든 어르신께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간호사가 1번 이상 직접 찾아 가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사각지대 없이 모두가 건강한 노년을 맞도록 돕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공공보건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초기 건강상태 평가에서 허약이나 우울, 치매 위험군으로 판정되는 경우에는 재방문을 통해 개별적인 건강관리를 해 드린다. 또한 지역의 정신건강증진센터, 치매지원센터, 보건소 등에 의뢰하여 전문 서비스를 받도록 돕고 있다.

동주민센터의 방문간호사는 비단 65세, 70세 어르신뿐 아니라 우리 동에 거주하시는 65세 이상 노인과 빈곤 위기 가정의 건강상담과 교육을 위한 방문간호 활동도 하고 있다. 간호사는 지역주민과 함께 다양한 마을 활동에도 참여함으로써 건강마을 조성을 위한 전략과 세부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집에서 보내는 노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중심 노인보건의료정책의 목표와 전략 실행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 간호사가 있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살고 있던 동네에서 가족 및 이웃과 함께 여생을 건강하게 보내고 싶어하는 노년기의 소박한 소망을 실현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동방문간호사는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투입 전 총 16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였다. 노인병, 노인질환관리, 노인전문 간호기술, 보건사업기획, 심리상담과 의사소통 기법, 인권과 윤리, 노인보건 관련 법과 제도, 지역사회 협력과 네트워크 등에 대해 이론을 학습하고 실습과정을 수료하였다. 이러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동방문간호사는 기꺼이 마을 어르신의 아들, 딸이 되어 우리들 부모님의 댁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장숙랑 중앙대 교수·간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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