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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커피보단 쉼이 있는 ‘차문화’ 부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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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4 21:39:08      수정 : 2016-07-24 21:39:08
요즘 직장 문화 중 하나는 점심 후 손에 들려진 테이크아웃잔의 커피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엔 밥 한 끼 값에 버금가는 식후 커피 마시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이 영향으로 커피를 연간 1인당 3.9㎏ 내외 마시는 세계 6위의 커피 소비국이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커피가 아닌 차와 함께한, 차를 즐겨 마시는 민족이다. 가락국 허황후는 천축 아유타국에서 올 때 차 종자를 가져와 지금의 창원시 백월산에 심었고, 신라 선덕여왕과 흥덕왕 때는 중국에서 차를 들여와 지리산에 심었다. 경남 남부지역에는 인도지역이 원산인 잎이 넓은 차나무가 자라고 있어 이 기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의 우리 차가 오늘날엔 어디 내놓기 두려울 정도로 부끄러운 지경이 됐다.

허건량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차 소비량은 0.16㎏으로 세계 평균 0.74㎏보다도 훨씬 적다.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터키(3.16㎏)의 5% 수준이며, 일본 0.96㎏, 중국 0.56㎏에도 못 미친다. 차와 함께한 긴 역사에 비해 현재 차 소비량은 턱없이 적어 과거 우리의 차 위상을 무색하게 한다. 더군다나 이 소비량의 절반 정도 물량만이 국산이고 나머지 반은 수입된 차다.

우리나라는 물이 좋기 때문에 차를 잘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물을 사 마시고, 식후 커피 한 잔이 문화가 돼 버린 지금과는 그리 맞지 않는다. 바야흐로 지금 세계는 차의 시대이다. 세계 최대 커피전문 브랜드 스타벅스는 상표에서 커피 문구를 지우고 커피 관련 제품 외에 홍차, 녹차 등 차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차 전문 브랜드 티바나의 경영권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차 전문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는 차는 연간 900억달러 시장으로 커피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미 티바나는 계획보다 두배 이상 빠르게 매장 수를 확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물론 차의 본고장인 인도에도 진출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차 소비량도 세계 추세에 맞춰 늘어날 것이기에 수입되는 차에 밀리지 않도록 국산 차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 침체돼 있는 우리나라 차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차산업 발전 및 차문화 진흥법’이 지난해 제정됐다. 이 법률에 따라 소비 촉진, 문화 계승, 농민 경영안정, 연구개발, 품질 인증 등 차산업 발전과 차문화 진흥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다도를 정립한 조선 후기 초의 선사는 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 추사(秋史)와 차를 매개로 30년의 우정을 나눴다. 이 둘은 늘 차를 가까이하며 차를 예찬하는 많은 글을 남겼다고 한다. 초의는 “예부터 성현들은 모두 차를 좋아했으니 차는 군자와 같아서 사특함이 없다”고 했다. 이 글귀를 되새기며 이제 ‘식후 커피’보다는 쉼이 있는 ‘식후 차’문화를 만들어 가보는 건 어떨까.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차를 가까이 두고 즐기는 습관을 갖는다면 우리나라 차문화 부흥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허건량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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