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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평론가들, 양국 문학의 현재를 논하다

입력 : 2015-11-05 19:58:03 수정 : 2015-11-05 19: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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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서 대표작가 집중토론회 개최… 김주영·장웨이 작품으로 문학 교류
경북 청송 객주문학관에서 4일 한국과 중국의 작가 평론가 10여 명이 모여 ‘한·중 대표작가 집중토론회’(사진)를 열었다. 김주영과 장웨이(59)가 중심 토론 대상이었다. 이날 토론회 모두에 문학평론가 김주연은 “국적이 다른 문학 전문가들끼리 모여 양국의 대표작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하는 이런 모임은 한국에서는 처음”이라며 “최근 한국문학 위상이 흔들리고 힘이 약화돼가는 시점에서 한·중 문학교류의 깊이와 격을 한 단계 높일 뿐 아니라 문학 전반에 대한 새로운 단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한·중 대표작가를 지목하고 그들의 작품을 양국 평론가들이 깊이 있게 토론하는 일은 한·중 문학교류의 깊이를 더하는 행사다. 지난 10여년 간 한·중 문학교류가 이루어져 왔지만 다수의 작가들이 만나 서로 작품을 낭독하는 피상적인 만남이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이 토론회는 중국 평론가 린전파의 제안으로 지난해 중국 창수(常熟)에서 먼저 진행됐다.

이날 중국 대표작가로 초청된 장웨이는 산둥성 출생으로 마오둔 문학상을 수상하며 노벨문학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작가다. 국내에는 ‘새벽강은 아침을 기다린다(원제 ‘古船’)’와 수필집 ‘제나라는 어디로 갔을까’가 번역돼 있다. 조만간 국내에서 출간될 장웨이 대표 중단편 원고를 읽은 한국 평론가 오생근은 “장웨이는 다양한 사람을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는데, 조금도 인위적으로 만든 게 아니고 삶의 여러 사연들을 자연스럽게 소설화하는 느낌 때문에 우리나라 소설들 중 억지로 만든 자연스럽지 않은, 뭔가 삶의 체험이 부족한 작가적 시선으로 만든 작품들이 많아진 현상을 반성적으로 돌아볼 기회를 갖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벤야민식으로 분류하자면 장웨이는 산둥성 바닷가에 정주하며 사람들을 깊이 관찰하는 농부형이고, 김주영은 유랑하는 뱃사람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측 평론가 천샤오밍(베이징대 중문과 교수)은 중국어로 번역된 김주영 장편 ‘멸치’에 대해 “소설 속 인물 관계와 정치한 묘사가 좋았다”면서 “특히 외삼촌 인물 형상에서 한국 민족의 존경할 만한 성격이 드러나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루메이 상하이 ‘문학보’ 주간은 “장웨이가 무겁게 읽힌다면 김주영은 경쾌하면서도 무게를 잃지 않는 편”이라면서 “무거운 가족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그 시대 살아가는 인간들 모습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영은 이날 토론회 말미에 “글 쓰는 일 자체를 운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작품 어떤 경향의 작가라는 평가가 나에게는 무의미하다”면서 “남은 생에 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역할과 기왕 진행해온 한·중 문학적 교류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힘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글·사진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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