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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리플리증후군 여성 내세워 '靑 비자금 관리 요원'이라며 37억 사기

입력 : 2015-10-29 08:25:28 수정 : 2015-10-29 08: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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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주위엔 청와대, 비밀요원, 비자금이라면 귀가 솔깃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소속 비밀자금 관리요원이라고 속여 37억원을 받아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 일당 중에는 허구를 진실로 믿는 일종의 인격장애인 '리플리증후군'(Ripley Syndrome) 증세가 있는 자칭 미모의 여성 재무전문가가 사람들을 속이는데 한 몫 단단히 했다.

청와대 비밀요원이라는 황당한 말에 넘어간 사람들 중에는 대기업 임원과 회계사, 세무사, 대학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과 외국인도 있었다.

29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37억원대의 사기를 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59)씨와 또 다른 김모(65)씨, 리플리증후군을 앓고 있는 안모(43·여)씨를 구속하고 이모(40)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 2012년 4월 사업가 A(56)씨에게 자신을 청와대 직속 비자금 관리 기관인 '창' 관리인이라며 접근해 "금괴 60개를 대신 매입해주겠다"고 속여 32억6000만원을 가로챘다.

김씨는 A씨에게 "창은 창고의 약자로, 일제 때 일본인들이 국내에 두고 간 자금과 역대 정권의 해외 비자금 등을 비밀리에 관리한다. 엄청난 보물과 현금, 금괴가 있다"고 속였다.

또 다른 김씨는 '창'의 사장 행세를 하면서 일본인 B(37)씨에게 '투자금을 네 배로 불려주겠다'고 속여 1700만엔(약 1억6000만원)을 받아챙겼다.

사기 등 전과 37범인 김씨는 자신을 전직 대통령의 숨겨진 아들이라는 말까지 했다.

B씨는 귀품있는 노신사풍의 김씨에게 속아 일본에서 직접 돈을 들고 와 건넸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2013년 9월 세무사 C(59)씨에게 조선 황실과 한국불교재단의 자금,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창' 소속 직원이라고 속여 약 2억9000만원을 뜯었다.

안씨는 이씨로부터 소개받은 피해자들에게 '창'의 일원인 척 행세하면서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회계사와 대학교수, 대기업 임원 등 3명으로부터 2억여원을 받아냈다.

안씨는 모델, 일본 연예인 등 미모의 여성 사진을 프로필로 내걸고 인터넷 채팅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재무 전문가 행세를 하며 '러시아 석유 수입을 도와준다'거나 '금괴 거래로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등의 말로 현혹했다.

안씨는 3년 전 같은 범행을 저질러 2년6개월간 수감됐다 출소 6개월 만에 다시 범행에 나섰다.

안씨는 지방 대학교를 졸업한 평범한 외모의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스스로를 미모의 재무전문가로 믿고 행동했다.

경찰은 달아난 나머지 일당을 쫓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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