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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버린 쓰레기…장마철 도심 홍수 불러요

입력 : 2015-07-26 19:50:33 수정 : 2015-07-26 20: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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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만 40만개 빗물받이…담배꽁초·쓰레기로 하수 막혀…큰 비 오면 빗물 역류 원인돼…무단투기 범법… 시민의식 절실
“원래 여기는 버려도 되는 곳 아닌가요?”

김모(28)씨는 지난 23일 종로구 적선동에서 다 피운 담배를 길에서 발로 비벼 끈 뒤 꽁초를 길가 빗물받이에 차 넣었다. 그는 빗물받이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무단투기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날 저녁에는 종로구 대학로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상인이 남은 떡볶이 찌꺼기와 함께 설거지를 하고 남은 물을 빗물받이에 흘려보냈다. 이 상인은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게 아니라 하수만 흘려보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범법행위다. 서울시 하수관리팀에 따르면 빗물받이에는 어떠한 폐기물도 버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빗물받이에 대한 쓰레기 투기를 제대로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관할 구청에서 주기적으로 빗물받이 청소를 하지만 서울 시내에만 40만개가 넘는 빗물받이를 일일이 챙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최근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쌓이는 일은 미관상이나 악취의 문제를 넘어 도심 홍수의 가능성까지 커지게 된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도시홍수연구소장은 “도로 가의 빗물받이에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투기하면 제기능을 못하게 된다”며 “특히 장마철에는 역류해 도심 홍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빗물받이가 휴지통으로 변한 가장 큰 원인은 부족한 시민의식 탓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시설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원석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담배꽁초를 도로 옆 빗물받이에 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전반적으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시내에 설치된 휴지통은 모두 4884개에 달한다. 쓰레기 종량제 시행 이후 점점 자취를 감췄던 길거리 휴지통을 최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다만 지자체는 “휴지통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휴지통을 설치하면 주변 일대에 많은 오물이 쌓여 쓰레기장처럼 변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단투기가 성행할 우려가 있는 주택가 근방 도로는 제외하고 도심이나 관광객이 맞이 찾는 곳 위주로만 휴지통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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