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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의세금이야기] 대통령은 인재를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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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6-17 21:45:45 수정 : 2014-06-17 21: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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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문 기사를 보면 대통령의 인사가 화제다. 대통령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표현까지 한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인재 기용 전략을 예로 들어 자기 개성이 뚜렷하고, 신념에 충실하며, 용기 있게 결정된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고, 때로는 대통령에게 직언도 할 수 있는 인물이 대통령 주변에 있어야 한다고 한다. 문제는 대통령이 그렇게 하고 싶어도 그럴 만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식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한국식 공무원 조직 분위기로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건 인재를 키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논쟁을 할 만한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그들만으로는 조직이 돌아갈 수 없다. 공무원 중에서도 그런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 조직사회에서 자기 개성을 발휘하고 자기 소신대로 하면 이질적이고 돈키호테 같은 사람으로 낙인찍혀 따돌림받기 딱 좋다. 아예 싹을 꺾어 버린다. 숨죽이고 감내하면서 살아온 선배 앞에서 후배가 그러면 예뻐 보일 수 없다. 인재는 만들어지는 것이지 만들어진 인재를 찾기는 어렵다. 다 만들어진 완성품을 찾으려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만들려고 노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야 시간이 가면서 익어지면 쓸 만한 인재가 되는 것이다.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아무리 똑똑한 사람을 장관 시켜놔도 공무원 조직이 돌아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대통령이 의도한 대로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느낄 만하다. 그게 공무원 사회다. 정무직 장관과 1급 차관들이 아무리 뛴다 한들 밑에 있는 사람도 그들과 한 몸처럼 움직여 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로 따로따로 놀기 마련이다. 장차관들은 어차피 1∼2년 지나면 사라질 존재라고 생각한다. 내 승진과 직접 관련 있는 사람만 열심히 뛰는 것이지 관계없는 사람은 구태여 나서는 것보다 하라면 하는 식이 더 편하다. 열심히 해서 그때마다 알아주면 신이라도 나겠지만 공치사하는 사람 따로 있고 일하는 사람 따로 있게 마련이다. 그게 조직의 생리다. 승진 경쟁이 심하다 보니 위나 아래나 승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조직 구성원 전체가 진실한 마음으로 한 몸이 돼 돌아가기가 힘들다.

국세청에 있을 때 어느 술자리에서 행정고시 출신 5급 사무관에게 법무과를 지원하라고 했다. 세무공무원이 세법을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법무과 경험이 없이 세법을 알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해줬다. 그러나 이를 듣고 있던 행정고시 선배가 가지 마라고 충고를 했다. 승진을 위해서는 법무과가 길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보직 관리를 잘해서 승진에 유리한 곳만 돌아다니란 의미였다. 그러니 세무공무원으로 들어와도 세법을 배우는 데 소홀하기 쉽다.

이제는 행정의 기술자를 키워서는 계속 인재난에 시달릴 것이다. 행정의 기술자가 승진의 지혜는 있을 수는 있어도 소신과 용기와 실력을 갖추기가 힘들다. 조직에 맞춰서 살아나가는 눈치 100단을 키울 수는 있어도 대통령이 원하는 인재를 키우기는 어렵다. 승진을 위해서나 오직 경력을 쌓기 위해서가 아닌 사람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작 본인들은 보석들임에도 보석인 줄 모르고 승진에 목을 거는 장벽 속에 함몰돼 청춘과 인생이 사장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고성춘 조세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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