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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암댐 수몰지구 주민들 “여기도 좋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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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5-20 21:27:03 수정 : 2014-05-21 1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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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주암댐 수몰지구 주민들, 윗동네에 새 터전
"저기 저∼ 물 아래 고향마을이"
“물밑에 잠긴 고향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옛날 생각 많이 나. 지금은 여기 터 잡고 산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응께 여기도 좋제.”

주암댐 공사로 수몰된 전남 보성군 복내면 원봉마을을 떠나 윗동네인 복내리로 이주한 올해 구순의 문순호·김남출 할아버지가 경로당에서 한참 고향 이야기를 나눈다. 두 노인의 대화에서 떠나온 고향에 대한 추억과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진다.

전남 순천시 주암호에서 수몰지구 주민들이 한국수자원공사 보트를 타고 벌초를 하러 가던 도중 옛 고향마을을 가리키고 있다.
전남 보성군 복내면 복내리 경로당에서 문순호(93) 할아버지가 수몰지역인 원봉마을에 세워졌다 이전한 마을 공덕비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순천시 주암호에서 한 수몰지역 주민이 망향비를 보고 있다.
순천시 승주읍 주암댐 효나눔복지센터에서 수몰지구 주민들이 장구를 배우고 있다.
1992년 완공된 주암댐은 우리나라 최초의 유역 변경식 다목적댐으로, 현재 전남 동·서부권에 생활용수와 산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댐 건설 과정에서 전남 순천시와 화순군·보성군의 49개 마을이 수몰돼 2336가구 1만2750명의 주민이 정든 고향을 떠났다. 도시로, 인근 마을로 이주한 주민들은 곳곳에 망향각을 세우고 때마다 망향제를 지내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하다.

주암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관리단은 이주민들이 새로운 생활터전에 적응하는 일을 돕고 그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주 초기부터 주암댐 실버대학, 효나눔복지센터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수몰지역 주변 초등학교에 원어민 영어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현노 주암댐관리단장은 “수몰지구 주민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생활과 지역과의 상생을 토대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광주·전남지역 식수의 수질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주암댐관리단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한다.

보성군 복내면 복내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원어민 영어교육을 받고 있다.
보성군 복내면 복내리 경로당에서 주민들이 수박을 먹으며 수몰지역인 원봉마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성군 문덕면 주암호 수몰지구 주민들이 문덕면종합생활관 보건소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순천시 주암호 선착장에서 수몰지구 주민들이 한국수자원공사 보트를 타고 벌초를 하기 위해 수몰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생활용수·공업용수·농업용수 등 인간 생활과 경제활동에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홍수 등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에 많은 댐이 생겨나고 있고, 그만큼 수몰지역이 발생하고 있다. 수몰지구 주민들에게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고향마을이지만 그들의 마음에 자리 잡은 고향에 대한 추억은 평생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사진·글=이제원 기자 jw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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