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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재벌 3세는 신의 아들이다. 돈도 많고, 능력도 뛰어나고, 승진도 초고속이다. 게다가 창업 정신도 탁월하다. 일반인보다 떨어지는 한 가지가 있다. 허약한 신체다. 군대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

1000억원대 이상 주식을 가진 30대 이하 젊은 거부가 27명이다. 대부분은 재벌 2, 3세다. 작년 기준으로 대기업 총수 직계 자녀들이 회사에 입사해 상무보 이상의 임원급으로 승진한 평균 나이는 31.8세다. 이들의 평균 입사 나이는 28세다. 입사 후 3.8년 만에 임원이 됐다. 일단 임원이 되면 그다음부터는 수직 상승이다. 일반사원이 입사해서 임원이 되는 데는 평균 22.4년이 걸렸다.

재벌 3세들의 병역 면제율이 유독 높다. 군 면제율이 창업세대나 2세 때는 일반인보다 적거나 비슷한데 3, 4세로 넘어가면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병역 판정을 받은 국내 11개 주요 재벌가 성인 남성 114명 중 면제자 수는 40명(35.1%)이다. 병무청이 올해 조사한 일반인들의 병역 면제율 29.3%보다 높다. 재벌가의 면제율이 1950년대생 이전까지는 일반 국민보다 낮았으나 1960년대생에서는 일반인보다 6.5%포인트 높아졌고, 1970년대생에서는 일반인보다 23.4%포인트로 늘었다.

재벌 3세들의 기업 경영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2세는 아버지인 창업주 밑에서 경영을 배웠다. 어려운 환경에서 아버지를 도와 기업을 일군 자식도 있다. 그러나 3세는 태어날 때부터 재벌이었다. 부족할 것 없는 환경 속에서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외국 유학 갖다 오고, 혹은 군 면제도 받으면서 회사에 입사해 경영수업 받는 시늉하다 임원이 돼서 경영권을 승계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개중에는 주가조작하다 집안 망신시키는 못난이들도 있다.

롯데그룹 외손녀가 빵 사업에 뛰어들었다. 고급 카페형 베이커리 사업이라더니 외국 브랜드 수입해 전국에 있는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열어 빵을 파는 거다. 일반인들은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사업이다. 남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라고 비아냥거리겠지만 ‘참신한’ 창업 아이디어다. 삼성 신세계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게 됐다. 동네 빵집들이 또 울상이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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