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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조차 그리지 못했던 아들 만능스포츠맨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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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6-19 21:48:22 수정 : 2011-06-19 21: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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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아 운동 가르친 조미희씨 “장애인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체육활동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남장원(18)군은 2급 지적장애인이지만 운동만큼은 수준급이다. 수영은 기본이고 탁구, 스키, 인라인 스케이트, 골프까지 섭렵했다. 매년 여름 3박4일 자전거 투어, 겨울 스키캠프에도 혼자서 참가한다. 장애를 극복하는 데에 운동만 한 것이 없다고 여긴 어머니 조미희(47·사진)씨가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이다.

조씨는 “운동을 시작하고 난 뒤부터 대근육과 소근육이 발달하고 지적 능력도 향상됐다”며 “아들을 키우면서 가장 잘한 결정은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남군은 5살 때까지 말 한마디 못하고, 동그라미 하나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 아들 교육을 놓고 매일 고민하던 조씨에게 어느 날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말이 들렸다. ‘몸이 건강해져야 지능도 발달한다’는 전문가 조언이었다. 조씨는 이때부터 남군에게 체육활동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그렇다고 체육 전문가에게만 맡기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운동을 배운 뒤 아들을 가르쳤다. 수영을 배우고 나서는 남군이 물에 적응하고 좋아하도록 꾸준히 도왔다. 남군이 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을 때 전문 지도자 손에 맡겼다. 남군은 이렇게 모든 운동을 엄마에게 먼저 배웠다.

운동신경이 발달하면서 선 긋기나 그리기 능력 등이 몰라보게 나아졌다. 남군이 운동으로 몸에 익힌 동작을 손으로도 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제 남군은 언뜻 보면 비장애인과 다른 점이 없다. 근력과 순발력은 같은 수준의 장애를 가진 아이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스스로 학습하려는 의지도 강하다. 조씨는 “학교 담임 교사도 ‘장원이가 스스로 욕구를 통제하는 능력이 높다’고 말씀하신다”며 “주변에 장애를 가진 부모들은 모두 부러워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조씨는 남군이 곧 떠날 자전거 투어에 대해서도 “장원이는 혼자 밥도 잘 차려 먹고 설거지를 깨끗이 할 줄 알아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군은 엄마의 집안일도 곧잘 돕는다. 집안일은 운동만으로 어려운 잔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 조씨는 “장원이가 청소나 설거지를 해 놓으면 내가 한 것보다 더 깨끗하다”고 뿌듯해했다.

모든 일에 자신감이 붙은 남군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한자 3급 자격증과 컴퓨터 워드 자격증을 땄다. 조씨는 “장애인 특성상 어릴 때 몸에 익숙해진 동작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운동은 지능발달에 최고”라면서 “장애인에게 운동을 빨리 시키면 시킬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특별기획취재팀= 박희준 팀장, 신진호·조현일·김채연 기자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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