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리비아사태에 자극?… 중동 곳곳 시위 격화

관련이슈 다국적군, 리비아 공습

입력 : 2011-03-21 08:30:01 수정 : 2011-03-21 08:30:0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예멘 최대부족.성직자, 대통령 퇴진 전방위 압박
바레인 야권, 유엔과 미국에 개입 촉구
시리아, 모로코에서도 대규모 시위 전개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군사작전이 개시된 가운데 중동 각국에서 반(反) 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20일 예멘에서는 장관과 외국 주재대사들의 사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소속 부족마저도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고, 바레인에서는 야권 의원들이 유엔과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리아에서는 48년째 지속되고 있는 긴급조치법 철폐를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됐고, 모로코에서도 국왕의 개헌 약속에도 불구하고 총리 직선제 등 더욱 큰 폭의 민주화 조치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예멘 =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 움직임이 성직자들과 유력 부족사회로까지 확대됐다.

살레 대통령의 소속 부족으로 예멘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하셰드 부족은 성명을 통해 살레 대통령이 국민들의 퇴진 요구에 응해 평화롭게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0일 전했다.

예멘 이슬람 종교지도자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군부에 시위대 사살 명령에 불복종하고 수도 사나에서 철수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지난 18일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으로 시위대 52명이 숨진 데 대해 살레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 달간 예멘에서 시위 중 숨진 사망자는 80여 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후다 알-바안 인권장관은 당국의 시위 대응 방식에 항의하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바안 장관은 예멘 시위사태 이후 관광장관, 종교장관에 이어 세 번째로 자진 사임한 장관으로 기록됐다.

또 압둘라 알사이디 유엔 주재 예멘대사도 이날 같은 이유로 사임했다. 예멘대사로서는 레바논 주재 대사에 이어 두 번째 사임이다.

살레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의 현재 7년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 이전에는 자진 퇴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멘 정부는 지난 18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이날 사나에서는 시위 사망자에 대한 장례식에 수만명이 참여해 반 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바레인 = 바레인 최대 시아파 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INAA) 소속 의원 18명은 이날 수도 마나마의 유엔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열고 국제사회가 바레인 사태에 개입해 줄 것으로 촉구했다.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에 반발해 이미 의원직을 집단 사퇴한 이들은 바레인 당국이 시위대에 대한 폭력을 중단토록 유엔이 개입하고, 야권과 정부 간 대화를 중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시위 진압 지원을 위해 바레인에 주둔 중인 사우디 아라비아군 등 다른 나라 군대가 철수하도록 미국이 압력을 행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바레인에 계엄령이 선포돼 있는 상황 때문에 5분 만에 집회를 마무리하고 경찰이 도달하기 전 자진해산했다.

바레인에서는 200년 가까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수니파 왕정의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가 한 달 넘게 지속돼 왔지만, 당국이 지난 16일 시위거점인 마나마 진주광장을 급습해 농성시설을 철거하고 시위대를 강제해산한 이후 시위의 명맥이 끊긴 상태다.

◇시리아, 모로코, 사우디 아라비아 = 시리아에서는 수도 다마스쿠스 남부 다라 지역에서 수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반 정부 시위가 열렸다. 다라 지역은 지난 18일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모두 4명이 숨진 곳이다.

경찰은 그러나 이날 역시 최루가스와 실탄을 쏘며 강경진압에 나서 1명이 추가로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고 시위대가 전했다.

시위대는 1963년 제정된 비상조치법이 시민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며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모로코에서도 수도 라바트와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 등 전역에서 수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치개혁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앞서 개헌을 약속하고 야당 및 노조, 시민사회와 함께 이를 논의할 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시위대는 총리 직선제 등 실질적인 개혁 조치 이행을 촉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사우디에서는 압둘라 국왕의 칙령에 따라 시위 금지령이 발효된 상황임에도 내무부 앞에 수십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려다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운동가는 "가족들의 석방을 요청하기 위해 내무부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경찰차 3∼4대가 도착하더니 그들을 어디론가 끌고 갔다"고 말했다.

압둘라 국왕은 앞서 18일 대 국민 연설을 통해 각종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자리에서 "사우디 왕국의 안보와 안정을 훼손하려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누구든지 간에 보안 당국이 처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