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그바그보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제1도시인 아비장 대통령궁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취임식을 갖고 앞으로 5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시간 뒤 와타라 전 총리도 아비장의 한 호텔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의 경호를 받으며 취임식을 가진 뒤 대통령으로서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와타라 전 총리 지지자들은 이날 아비장과 북부 부아케 등에서 “그바그보의 취임식 강행은 쿠데타와 다름없다”면서 이틀째 시위에 나섰다. 이 와중에 최소 4명이 진압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BBC가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독립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결선투표 결과가 발표됐음에도 코트디부아르에서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혈 사태는 최고 법률기구이자 친 그바그보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헌법위원회가 3일 “(와타라 전 총리의 지지 텃밭인) 북부 지역 7개 선거구 개표 결과는 무효”라고 전날 선관위의 개표 결과를 뒤집으면서 시작됐다. 대선은 2002년 내전을 끝낸 뒤 2007년 정부와 북부 무장반군 세력 간에 체결된 평화협정에 따라 실시됐다. 선관위는 2일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 와타라 전 총리가 54.1%를 득표해 45.9%에 그친 그바그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