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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블록버스터를 끊임없이 내놓아 떼돈을 번다. 하지만 특정 관객층을 염두에 두고 적은 비용을 들여 제작된 독립영화도 있다. 메이저 영화사 스튜디오에서 벗어나 독립 프로덕션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진다. 배우 로버트 레드퍼드가 설립한 선댄스재단 후원으로 매년 열리는 선댄스영화제 등 여러 독립영화제가 산실 역할을 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 수많은 인재와 젊은 영화를 발굴해 냈다.

미국 독립영화는 다문화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백인 남성 중심의 미국 문화에 여성, 흑인, 소수민족 등 다른 전통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다. 그래서 독립영화는 실험적이고 비주류적인 영상을 담는다. 우리나라 독립영화도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업성을 거부하고 독창성과 자율성에 중심을 둔다. 일반 대중이 기피할 수도 있는 엄숙한 주제 등을 자유로운 시각으로 영상화한다. 영화계에 신선한 활력소가 된다.

올 들어 독립영화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워낭소리’가 30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해 대박 신화를 이뤘다. ‘똥파리’와 ‘낮술’도 각각 13만명, 3만명을 끌어모았다. 관객층이 넓어진 것이다. 독립영화는 관객이 1만명만 들어도 성공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됐다. 독립영화는 올해 상반기 우리 영화시장 매출이 4768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내는 데 기여했다. ‘똥파리’가 뉴욕아시안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추가해 13번째 국제영화제 수상 기록을 세웠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아직은 여기까지다. 몇몇 작품의 성공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지면서 독립영화 지원에 대한 절박감이 희석되고 있다. 벌써부터 영화진흥위원회 지원 축소, 독립영화전용관 존폐 위기 등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 2008년 대상 수상작 ‘고갈’은 배급사를 찾지 못해 감독이 직접 사업자등록을 했지만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개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흔히 독립영화를 ‘영화의 뿌리’라고 말한다. 게다가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면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순기능을 한다.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주말 흥겨운 마음으로 독립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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