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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세계와 소통을 지향하다

입력 : 2008-09-17 11:04:20 수정 : 2008-09-17 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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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국학대회 서울서 21일 개막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교수
다른 사회와의 간격을 좁히는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경험한 한국처럼 사회과학의 연구를 위한 ‘좋은 보물’을 간직한 사회도 흔치 않다. 정부 수립 이후 한국은 미국 등 서양 학계의 이론 정립에 필요한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원료공급처 역할을 담당해 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학위를 취득한 다수의 학자는 자신의 연구물에서 국내의 소중한 정보를 인용하며 활용해 왔다.

사회과학을 중심으로 한국의 학문이 독자성을 상실하고 오랫동안 미국 중심의 서양 학계에 종속해 온 데에는 이러한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화 시대에 ‘학문의 국적성’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한국 학계가 나름의 독창적 이론의 틀을 만들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다. 현장의 학자들도 이러한 현실을 인정한다. 임현진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서양의 거울에 비춘, 이론적 검증이나 반증을 위한, 일종의 실험자료로 활용돼 왔다”고 말한다.

한국 학계가 학문 선진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창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한국 학계의 독창성이 가장 크게 발현될 부문은 아무래도 한국학 분야이다. 이러한 여건과 환경 때문인지 최근 몇 년 동안 각종 단체와 기관에서 주최한 한국학 관련 국제행사가 넘쳐나고 있다. 주최 측 스스로 ‘세계 최대 규모의’라는 수식어를 단 ‘한국학 학술대회’도 여럿이다.

그러나 한국학에 대한 관심은 많아졌지만 정부와 민간이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학 관련 학자들의 교류증진과 학술현안을 논의하는 체계적인 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학 관련 행사의 범람 속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의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이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학’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김정배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이번 대회는 21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게 된다. 2002년부터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행사인 ‘세계한국학대회’는 올해로 4회째다. 이전 대회는 서울과 중국 베이징, 제주에서 차례로 열렸다.

국내 학자를 포함해 미국과 일본 등 20여 나라에서 135명의 한국학 전문가들이 참가해 13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션은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 등 14개로 구성된다. 또 ‘각국 교과서에 나타난 한국’,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한·일 문화교류사’ 등 3개의 특별분과도 마련된다.

기조 강연은 북미아시아학회 회장인 로버트 버스웰 미국 UCLA 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가 나선다.

버스웰 교수는 강연 ‘동아시아 상황에서의 한국불교’에서 “한국불교를 제대로 아는 것은 중국과 일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한국과 한국학이 동아시아학 연구에 주요 지점이라는 분석이다.

김정배 한중연 원장은 “인문학 중심인 한국학 연구 경향을 넘어서 한국과 관련된 다방면의 연구를 지향하는 데 이번 대회의 목표를 뒀다”며 “세계의 다양한 학문과 소통으로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 내 한국학이 객관성과 보편성을 띄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외국 학계의 이론 틀을 벗어나 한국학이 보편성 속의 독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이번 대회에서는 해외의 한국학 연구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도 다시 확인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보다는 정부 차원의 논의와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학 관련 업무를 다루는 정부 산하기관들의 업무영역을 당장에라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학 관련 업무는 한중연은 물론 국제교류재단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으로 복잡하게 나눠져 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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