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5월의 신부'' 정대영 GS칼텍스에 새 둥지

입력 : 2007-05-16 17:31:00 수정 : 2007-05-16 17:31: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돈보다 내 도움 필요한 곳으로” 한국 여자배구 부동의 센터 정대영(26·사진)이 5월의 푸른 창공을 나는 눈부신 파랑새가 됐다. 정대영은 오는 27일 6년 동안 사랑의 열매를 맺어 ‘5월의 신부’가 된다. 게다가 올해 여자 프로배구에 처음 도입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억대 몸값을 받고 8년간 몸담았던 현대건설을 떠나 GS칼텍스로 둥지를 옮긴다.
“돈을 떠나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팀을 선택 기준으로 삼았어요.”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정대영이 원 소속팀 현대건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15일 약체 GS칼텍스로 옮긴 배경을 단호하게 설명했다. 여자부 FA제도 첫 수혜자가 된 정대영의 이적 소식은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여자배구 선수도 스타 반열에 오르면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여자배구발전을 위한 희망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팀 선배인 세터 이숙자(27)와 함께 GS칼텍스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정대영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나머지 FA 들이 원 소속 구단과 재협상을 마치는 31일 이후 일괄 공개될 예정이다.
정대영은 “나이가 있으니까 선수생활 얼마 못하잖아요. 원 소속팀 현대건설로부터 연봉과 계약기간 등에서 훨씬 나은 조건을 제시받았지만 새 둥지에서 우승컵을 안고 선수 생활을 마치기 위해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생활해 왔던 현대건설에 미안한 마음이 크고 지금도 후배들이 눈에 밟힌다”면서 “그러나 주위 분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거쳐 결정한 만큼 꼭 FA선수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정대영은 원래 말수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자기 주장은 뚜렷하다. 주위에선 정대영에 대해 ‘고단수‘, 또는 ‘구렁이가 몇 마리 들어있다’고 말하곤 한다. 현대건설의 잔류 제의를 뿌리치고 과감하게 이적을 결심한 것도 정대영의 이런 성격을 반영한다.

정대영의 고집스런 성격은 연예시절 일화에서도 읽을 수 있다. 정대영은 김경철(30·교직원)씨를 아는 오빠의 친구로 2001년 처음 만나 2002년 4월 연인으로 발전했다. 6년간 사귀었다고 하지만 숙소생활과 국가대표 합숙 등으로 만난 날짜로는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 김씨는 정대영이 한참 성장하고 있는 나이 어린 선수인데다가 170㎝대 중반인 자신의 키보다 10㎝나 커 사귀는 것을 주저했다. 그러나 김씨는 정대영의 끈질긴 대시에 그만 고집이 꺾이고 말았다. 정대영은 “경철씨도 명지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는데 키가 작아 코트를 떠났다”면서 “그래서 나를 먼저생각해주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예비신랑을 소개, 영락 없이 사랑에 푹빠진 새신부의 속내를 드러냈다. “제천 시부모님 집에서 신접살림을 차리고 주말부부가 될 것”이라고 밝힌 정대영은 무엇보다 자신을 응원해주는 시부모가 있어 더욱 행복하단다. “결혼 후에는 시부모님께서 주말마다 제 경기를 보러 다니신데요.”
정대영은 공·수에서 빼어난 능력을 갖춘 특급 센터. 1999년 12월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2000년부터 슈퍼리그 등 전국대회 5차례 우승에 앞장섰던 정대영은 프로 원년이던 2005년 득점, 블로킹, 수비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지난 시즌 백어택 1위, 올 시즌에도 속공 1위, 블로킹 2위, 득점 3위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