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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초등생 영어에만 ''올인''… 국어 실력 뚝…뚝…

입력 : 2007-01-15 16:42:00 수정 : 2007-01-15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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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도 분석 초·중학교에서 영어를 잘하는 학생이 해를 거듭할수록 느는 데 반해 국어 우등생은 줄어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초·중학교에 불어닥친 영어 열풍이 국어 교육 홀대와 더불어 초·중학생의 국어 실력까지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교육인적자원부의 연도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분석한 결과 초등 6학년의 국어 우수학력자 비율은 2003년 22.8%, 2004년 19.5%, 2005년 16.1%로 줄었다. 하지만 영어 우수학력자 비율은 같은 기간 33.1→46.6→59.2%로 늘었다. 2003년 영어 우등생 비율이 국어보다 1.5배 정도 높았지만 2년 만에 4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또 2005년 기초학력과 기초미달 비율이 영어와 국어에서 각각 21.3%와 30.3%로 나타나 보통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비율은 국어가 9%포인트나 높았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학생들이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해마다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에 걸쳐 치러지는 시험이다. 전국 초등 6학년과 중 3, 고 1학년의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성적에 따라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미달로 구분된다.
중3 역시 2003∼05년 국어 우수학력 비율이 16.4→14.1→12.8%로 떨어진 데 반해 영어 우수학력 비율은 15.7→18.6→20.1%로 높아졌다. 2003년 당시 국어 우수학력자는 영어보다 많았으나 국어 우등생은 줄고 영어 우등생이 늘면서 2004년 상황이 역전됐다.
이에 대해 경인교대 이창덕 교수(국어교육)는 “캐나다는 학년에 따라 연간 560∼580시간 모국어를 배우는 데 반해 우리는 그 절반 정도인 220∼280시간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국어 교육 강화와 아울러 국가 차원에서 영어 위주 교육이 젊은 세대의 국어 실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어느 교대도 국어와 작문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가르치지 않아 초등학교 교사들이 우리말 표준어와 맞춤법, 글쓰기 등을 제대로 아는지 의심스럽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교대 원진숙 교수(국어교육)도 “보통 영어를 잘하는 학생이 국어도 잘하게 마련인데, 이 같은 결과는 초·중학생들이 영어 공부에만 매진한 나머지 국어를 등한시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어교육 체계를 바꿔 독서와 토론, 글쓰기, 발표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정작 교사 본인은 이렇게 배운 적이 없어 단편적인 지식만 가르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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