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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중파 방송 3사는 드라마 천국(?).
최근 공중파 방송이 드라마 편성비율을 부쩍 늘리자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SBS는 3월2일부터 특별기획 드라마 ''유리구두''를 매주 토-일요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한다. 현재 주말드라마로 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50분 ''화려한 시절''을 방송하고 있는 SBS는 오는 3월부터는 두편의 주말 드라마를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선보이는 극히 이례적인 편성을 하는 셈이다.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MBC와 KBS 또한 드라마 편성비율을 높이는데 열을 올리기는 마찬가지다. MBC는 지난해 가을개편에서 주간 시추에이션 드라마 ''우리집''을 새로 편성하는 한편, 송창의 PD의 시트콤 ''연인들''을 매주 월-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하고 있다.
KBS2는 지난해 가을개편 이후 매주 월∼금요일 방송되는 시추에이션 드라마 ''여자는 왜''와 함께 수사드라마 ''203특별수사대''를 방송하고 있다.
이러한 드라마 편성비율 급증의 원인은 무엇보다 시청률에 있다. 시청률 높이기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프로그램 중 드라마 만큼 좋은 게 없기 때문.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가 지난해 1∼6월 패널로 선정된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구시청률 상위 10위에 속한 프로그램은 모두 드라마였다는 것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에 따른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각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 하락은 늘어나는 제작 편수에 비해 충분한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연기자들이 2∼3편의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하거나 각종 드라마의 소재 및 갈등구조가 비슷한 것은 드라마 제작 편수가 너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는 것.
드라마 ''과잉'' 편성이 야기하는 또다른 문제점은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세상의 다양한 측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점이다. 공익성을 담보해야 할 방송이 ''재미''외에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는 점점 무관심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김승수 교수는 "NHK BBC 등 외국의 공영방송들은 드라마가 전체 프로그램의 3∼4%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드라마의 숫자는 기형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각 방송사들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감안해 편성정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sg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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