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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트콤은 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당할까.
지난 봄 개편때 각 공중파 방송사들이 앞다퉈 신설한 시트콤인 KBS2 '쌍둥이네','멋진친구들2', SBS '허니허니'등은 현재 6∼7%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기존에 방송되던 MBC '뉴논스톱', SBS '골뱅이'등 청춘시트콤도 최근 들어 시청자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며 한자릿수 시청률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쌍둥이네' 제작진은 출연진을 대폭 물갈이하고 극중설정을 변경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다른 시트콤 제작진들도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공중파 방송사에서 전파를 타고 있는 시트콤 가운데 제몫을 하고 있는 것은 15%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중인 SBS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트콤의 부진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방송사 간부 및 제작진의 시트콤에 대한 인식부재를 첫번째로 꼽는다. 시트콤은 코미디와 드라마의 속성이 적당하게 결합돼야 하는 장르인데, 지나치게 코미디쪽에 치중해서 연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회당 1000만∼2000만원의 적은 제작비가 들어가다 보니 시트콤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러다 보니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일탈적인 행동과 설익은 '개인기'가 강조되고, 이것은 시청자들에게 씁쓸한 웃음만을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하나는 연기자들이 극중인물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시트콤은 '캐릭터드라마'라고도 불릴 정도로 연기자의 독특한 캐릭터가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장르. 하지만 현재 방송중인 시트콤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청춘시트콤의 경우, 10대들의 입맛에 맞는 게스트들이 끊임없이 극에 등장하면서 고정출연자들이 스스로의 캐릭터를 창출해낼 시간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시트콤 전문PD와 작가의 수효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도 지나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시트콤 한편에 투입되는 작가는 5명 안팎. 미국에서 제작되는 시트콤들은 대부분 일주일에 1회 30분씩만 방영되면서도 15명 이상의 작가가 투입된다는 점을 볼 때 대조적이다. 시트콤 작법을 공부한 PD와 작가가 국내에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각 방송사들의 시트콤에 대한 인식전환과 그에 따른 투자확대로 귀결된다. 시트콤을 적은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는 만만한 장르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동안 수많은 시트콤이 명멸했지만, 정작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작품은 '오박사네 사람들','LA아리랑','세친구','순풍산부인과'등 손에 꼽을 수 있는 몇편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신성기자 sskim65@sg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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