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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6기 추락사고 원인 “비행착각” 결론에 의혹

입력 : 1993-04-22 07:30:00 수정 : 1993-04-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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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결함 등 충분한 조사 안거쳐/“조종사 실수”로 12일만에 서둘러 종결/블랙박스 분석도 미 제작사에만 의존
지난8일 충북 중원에서 발생한 F16전투기 추락사고의 원인은 조종사 정재남대위(31)의 「비행착각」에 의한 조종실수로 결론지어졌다.
공군은 21일 F16전투기사고조사결과를 공식 발표,『사고현장과 비행경위,블랙박스 및 조종사 녹음테이프 등을 정밀 조사한 결과 기체 및 엔진 조종계통에 이상이 없었다』며 『조종사가 구름 속에서 비행착각을 일으켜 추락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F16전투기는 지난해에도 엔진결함으로 비행금지조치가 내려졌던 기종으로 △사고조사에 제작사인 제너럴다이내믹스(현재 록히드사가 인수)기술진이 참여하지 않은데다 △조사기간이 12일간에 불과,서둘러 조사를 종결했다는 점에서 정비불량이나 기체결함 가능성 등 다소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다.
◇조사결과=공군은 사고직후 항공기사고전문요원 10여명으로 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김홍래참모차장)를 구성,원인조사에 나섰다.추락시간은 8일 오후8시3분26초.추락현장에서 회수된 블랙박스를 제작사인 록히드사에 보냈다.블랙박스에는 사고15분전까지의 전투기의 △고도 △속도 △방향 △엔진상태 등의 자료가 그대로 기록돼 있어 사고원인규명에 가장 중요한 자료이다.
록히드사는 블랙박스 분석결과를 13일 보내오면서 『사고원인은 기체결함이나 정비불량이 아니라 조종미숙』이라고 통보했다.사고조사위는 블랙박스 내용을 토대로 사고발생 3분전까지의 비행상태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분석한 결과 조종사의 비행착각에 의한 사고로 결론지었다.
◇사고순간=조사위가 21일 국방부기자단에 공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정대위는 8일 오후8시 야간비행훈련을 마치고 비행장에 착륙하기 위해 비행장 상공을 한바퀴 선회했다.하늘엔 고도1천∼2천m사이에 구름이 짙게 깔려있었다.정대위는 관제탑의 유도에 따라 상승,구름층에 진입했다가 다시 비행장 부근에서 선회했다.이때가 오후8시3분.정대위는 관제탑의 지시로 고도를 상승,구름속으로 들어갔다가 오른쪽으로 선회비행을 했다.이때 관제탑레이더에 잡혀있던 정대위의 F16기가 갑자기 레이더스크린에서 사라졌다.관제사가 시계를 보니 오후8시3분10초.이어 16초후인 8시3분26초에 인근 중원군 동량면 화암리 야산에 『꽝』하는 폭음과 함께 화염이 솟아올랐다.
조사위측은 사고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16초간 정대위가 비행착각을 일으켜 기체가 뒤집힌 상태로 급강하했다가 뒤늦게 기체를 바로잡아 상승하려다 추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행착각=인체의 평형감각기관이 불완전해 일어나는 생리적 착각현상으로 예를 들어 조종사가 선회비행을 하다가 급상승 또는 급강하할 때 방향감각을 상실,실제로는 기체가 오른쪽으로 선회하는데도 왼쪽으로 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의문점=F16은 지난해에도 엔진결함으로 주한미공군및 한국공군이 비행중지령을 내리고 엔진을 교체한 적이 있는 문제의 기종.게다가 차세대전투기사업(KFP)의 기종으로 97년까지 1백20대(2조6천억원)를 도입키로 돼있어 철저한 사고원인조사가 요구되고 있는데도 공군은 12일만에 「조종사실수」로 결론지어 사고조사를 서둘러 종결시킨 느낌을 주고 있다.
또한 제작사인 록히드사가 사고조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블랙박스기록분석만 한 것도 석연찮은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유우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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