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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0m 앞 ‘성매매’ 페스티벌 중단해주세요” 청원까지 등장

입력 : 2024-03-24 08:10:00 수정 : 2024-03-24 07: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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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엑스포 논란 여전…“교육청 나서달라” 청원
여성단체 “성착취” vs 주최측 “자유로운 성문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리는 성인 페스티벌을 앞두고 여성단체가 반발에 나선 가운데, 이 행사를 중단시켜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개최된 성인엑스포 ‘KXF The Fashion’. 한국성인콘텐츠협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24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 21일 ‘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수원에 거주 중이라는 한 청원인은 “작년에 개최된 성인 엑스포를 보니 성매매 엑스포라 해도 과언이 아니더라”며 “일본 여성 AV 배우가 맨 엉덩이를 드러내고, 남자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맨 엉덩이를 때리고 만질 수 있는 ‘체험’을 하더라. 심지어 AV 배우가 남성 참석자를 주무르고 만져주는 ‘이벤트’도 있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돈을 주고 스킨십을 체험하는 유사 성매매 같은 행사가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는 것이 화가 난다. 불과 반경 5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는 상황이 더욱 화가 난다”며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에 교육환경보호법 제10조에 따른 중단이나 폐쇄 조치를 촉구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성을 돈 주고 사거나 팔 수 있는 것으로 취급하는 행사가 열리지 않게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이날 기준 48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 공개 30일째인 내달 20일까지 5만명의 국민 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 본회의 의결로 채택될 수 있다. 앞서 용인시는 ‘청소년 위해 시설 리얼돌 체험관 인허가 취소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에 자유업종으로 지자체의 허가나 영업증이 필요하지 않은 업종이나 리얼돌 체험관 사업장을 폐쇄한 바 있다.

지난 12일 경기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수원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와 시민단체가 ‘성인엑스포 KXF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수원여성의전화 제공

 

한 성인콘텐츠 제작업체가 주최하는 성인엑스포 ‘2024 KXF The Fashion’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내달 20일 권선구 서둔동에서 열릴 예정이다. 성인 인증을 거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행사에 참여하면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 촬영 등을 하며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할 수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에는 1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이번 행사에는 1만여명의 참가가 예상된다.

 

이를 두고 여성단체는 ‘성 착취’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앞서 지난 12일 수원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와 3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여성의 신체와 성적 행위 상품화하는 성인엑스포 KXF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이 행사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고 있기에 심각한 성폭력”이라며 “일본 AV 배우를 현실에서 만나 남성들에게 성폭력에 대한 환상을 현실에서 실천하도록 부추긴다. 여성의 성을 착취하고 상품화하는 행사 개최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주최 측은 합법적인 절차를 따라 개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최 측은 “성문화에 대해 감추려는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불법적인 성인물을 양산했다. 지금이라도 성에 대해 공개적이고 자유로운 논의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여성단체들이 항의 시위를 한 후 단 하루 만에 입장권 절반가량이 판매됐다. 대한민국에서 홍보하기 어려웠던 행사가 홍보가 됐다. 오히려 너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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