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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과 손잡은 ‘플래시’냐 한 무더기 ‘스파이더맨’이냐

입력 : 2023-06-15 20:38:40 수정 : 2023-06-15 20: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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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슈퍼히어로물 격돌

시간과 공간의 대혼돈. 6월 DC의 ‘플래시’와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극장에서 격돌한다.

올해 DC코믹스 기반의 기대작인 ‘플래시’는 14일 개봉했다.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플래시와 함께 배트맨이 영화를 견인한다.

에즈라 밀러가 대학생 시절 플래시와 직장인 플래시, 1인 2역으로 두 인격을 소화해 내고, 원조 배트맨인 마이클 키턴과 새로운 배트맨인 벤 애플렉이 각각 다른 캐릭터적 매력을 선보인다. 배트맨 영화를 즐겼던 팬과 새로운 스토리를 갈구하는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리한 장치다.

슈퍼히어로물에서 빌런과의 싸움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지만, 앤디 무시에티 감독은 단순히 적을 때려눕힌다는 개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인간 내면의 갈등을 적절히 녹여내고, 영화 말미의 숨겨진 장치를 통해 서사가 살아 있는 히어로물을 완성했다.

올해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마블의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3’를 연출한 뒤 DC 스튜디오의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긴 제임스 건 감독은 플래시에 대해 “DC 유니버스를 재설정할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건 대표 선임과 플래시의 전개는 향후 DC 영화의 방향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플래시는 주연인 에즈라 밀러가 미성년자 그루밍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악재 속에서, 개봉 첫날인 14일 7만2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범죄도시3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21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수많은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는 ‘메타버스’를 구현한다. 스파이더맨은 실사의 인간세계, 2D와 3D의 만화 세계, 레고월드에도 있다. 3명의 감독이 참여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기법을 융합한 점은 박수받을 만하고, 10대 스파이더맨 ‘마일스’와 스파이더우먼 ‘그웬’의 이야기는 복잡한 가운데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아무리 쉽게 설명하려 해도 멀티버스의 복잡한 세계관은 새로운 관객의 유입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멀티버스와 전편에 대한 이해 없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긴 어렵다. 어린아이들과 손잡고 보는 영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멀티버스 세계에선 수많은 스파이더맨이 막강한 히어로에서 엑스트라로 전락하고,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마일스와 그웬의 이야기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한다. ‘한 명을 구할 것인가, 모두를 구할 것인가.’ 스파이더맨의 포스터엔 마블의 멀티버스에 대한 고민이 새겨져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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