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개그맨 망원시장 ‘위생 테러’에 방송사 사장 공개 사과

논란이 됐던 방송 장면. TBS ‘라빗!(LOVE it!)’ 캡처

일본의 한 개그맨이 한국 시장을 방문해 침이 묻은 이쑤시개로 판매 중인 닭강정을 시식한 것에 관해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사 사장이 사과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사사키 다카시 TBS 사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해당 가게와 관계자 여러분께 큰 폐를 끼치고 시청자에게도 불쾌감을 안겨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세토구치 가쓰요 TBS 편성 담당 국장도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제작진 측에 책임이 있다. 제작 과정에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고개 숙였다.

논란이 된 TBS 프로그램은 일본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 ‘라빗!(LOVE it!)’이다. 지난달 2일 방송분에서는 한국 관광 체험에 나선 출연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출연자들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망원시장을 찾아 닭강정을 시식했다. 이때 출연자 중 한 명인 개그맨 야마소에 히로시는 이미 사용한 이쑤시개로 가게 진열대에 놓인 닭강정을 먹었다.

깜짝 놀란 가게 주인은 ‘X’자를 팔로 크게 그리며 안 된다는 의사 표시를 했고, 동료 출연자들도 그를 말렸다. 그럼에도 그는 “맛있어요”라는 한국말과 프로그램 명 ‘라빗’을 섞어 “라비소요, 라비소요”라고 답하며 장난스럽게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 장면은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에 송출됐고, 국내외 누리꾼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하게 된 한국 누리꾼들은 “선을 넘었다”, “개념 없다”며 분노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문제의 장면을 VOD에서 삭제했고, 지난 6일 “시청자 여러분께 다양한 지적을 받았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깊이 반성한다. 가게에 직접 사과를 드렸다”며 아나운서를 통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어 지난 8일 해당 프로그램의 MC 가와시마 아키라는 “촬영 내용으로 불편을 끼쳐드린 (한국)분들과 불쾌감을 느끼신 시청자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