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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솔저스' 주인공 이름 딴 美 육군기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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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5-17 10:09:33 수정 : 2023-05-17 10: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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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戰 영웅 할 무어 대대장과
그 부인 줄리아 기리는 '포트무어'
6·25전쟁 참전 등 한국과도 인연

할리우드 영화 ‘위워솔저스’(We Were Soldiers)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할 무어(1922∼2017) 장군과 그 부인 줄리아 무어의 이름을 딴 미국 육군기지가 생겨나 눈길을 끈다. 무어 장군은 6·25전쟁 참전용사로 주한미군 사단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7일 미 육군 홈페이지에 따르면 조지아주(州)에 있는 미 육군의 포트베닝 기지가 최근 ‘포트무어’로 이름을 바꿨다. 여러 개의 부대와 군사학교, 그리고 병원 등이 한데 모여 있는 포트무어의 상주 인원은 2만4000여명에 달한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의 육군 종합 군사기지에서 육군 관계자와 할 무어 장군의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기지 명칭을 포트베닝에서 ‘포트무어’로 고치는 기념식이 열린 모습. 미 육군 홈페이지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 중이던 1918년 신병 훈련 등 목적으로 설립된 포트베닝은 남북전쟁 당시 남군 장군이었던 헨리 베닝의 이름을 따 지었다. 그런데 남군 지휘관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베닝도 노예제 찬성론자였다는 점이 드러나며 흑인들을 중심으로 부대명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결국 2020년 경찰의 인종차별에서 비롯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명칭 변경이 확정됐다.

 

할 무어는 1945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했다. 2차대전 패전국 일본 점령 임무에 투입됐다가 1952년 한반도로 건너가 6·25전쟁에서 싸웠다. 뛰어난 무공으로 동성훈장(Bronze Star)을 세 차례나 받았다.

 

중령 시절인 1965년에는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아이드랑 계곡에서 미군 1개 대대 병력을 지휘해 숫적으로 훨씬 우세한 월맹군의 포위망을 뚫었다. 여기서 세운 공로로 수훈십자훈장(Distinguished Service Cross)을 받았다. 이 전투를 영화로 만든 것이 바로 ‘위워솔저스’(2002)다. 인기 배우 멜 깁슨이 실존인물이자 영화 주인공인 할 무어 대대장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참전용사인 할 무어(1922∼2017) 미국 육군 중장. 오른쪽 사진은 할 무어가 베트남전쟁 당시 대대장으로 활약하던 모습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위워솔저스’의 한 장면. 인기 배우 멜 깁슨이 젊은 날의 할 무어 역할을 맡았다. 미 육군 홈페이지·SNS 캡처

할 무어는 장성 진급 이후 이후 주한미군에서 8군 부사령관, 7사단장 등을 지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 육군 7사단은 1971년 닉슨 독트린의 영향으로 철수하기까지 한국에 있었다. 1977년 중장을 끝으로 전역했다.

 

할 무어의 부인 줄리아 무어는 1960∼1970년대 베트남전쟁 내내 미군 전사자와 그 유족이 정부 당국으로부터 정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힘썼다. 국가보훈부로의 격상을 앞둔 우리 국가보훈처가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선진 보훈 시스템 구축의 숨은 주역인 셈이다. 무어 부부의 무덤은 이번에 포트무어로 개칭된 바로 그 부대 안의 묘지에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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