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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되나… 정부, 조정 방안 논의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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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20 07:00:00 수정 : 2023-03-20 05: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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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80%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 수순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되는 공시가격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세 부담은 커지게 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실제 종부세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면서 공시가격 자체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국내 부동산 시장 한파가 계속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 제2금융권의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유동성 점검에 나섰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방안 논의…기재부 “상향 여부 아직 결정되지 않아”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과도한 종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낮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정부 시행령을 통해 60∼100% 사이에서 조정할 수 있는데, 정부는 올해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 평시 수준인 80%로 되돌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종부세는 개인별로 보유한 주택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 금액을 빼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때문에 비율이 올라갈수록 세 부담은 커지게 된다. 하지만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가더라도 세부담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역에 따라 지난해 대비 10∼20% 이상 대폭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로서는 보유세 급증에 따른 부담을 덜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또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해 현 정부가 추진해 온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당초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제도가 도입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80%로 유지됐다. 이후 2019년 85%, 2020년 90%, 2021년 95% 등으로 매년 올랐다가 지난해 60%까지 내려갔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두 자릿수로 급등한 데다 보유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세법 개정이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 영향이다.

 

반면 올해는 공시가격이 내려가고 종부세율 인하와 공제금액 인상 등도 마무리된 만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출 명분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세수 상황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의 고려 대상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로 유지한다면 종부세수는 당초 계획보다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미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린다는 전제로 종부세 세입 예산을 산출했다. 그 결과 올해 종부세수는 약 5조7000억원으로 전년(추경 기준) 대비 3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 이하로 내려가면 종부세수 감소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세수 펑크’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세수 감소 요인을 추가로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종부세 부담액이 최소 20% 중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본공제 상향조정과 세율 인하, 2주택자에 대한 중과 해제 등 세법 개정이 효과를 내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공시가격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종부세 부담액이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거나, 아예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SVB 본사. 연합뉴스

◆SVB 파산 등에 경계태세 강화 나선 당국…금감원,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 동향 집중 점검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및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 등으로 세계 금융권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 확산으로 제2금융권의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유동성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상호금융권 수신 잔액 동향을 집중 점검했다. SVB 사태 후 예금 인출 등 자금 이탈 흐름이 있는지 확인하고, 각 상호금융중앙회 측에 특이 동향이 있을 경우 즉시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지난 16일 가계대출 동향 점검 저축은행권 대상 간담회에서도 SVB 사태와 관련한 유동성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유동성 비율은 177.1%로 목표치(100%)를 초과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장 이상징후는 없다고 보지만 업계 유동성 및 건전성 모니터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말부터 상호금융권 유동성 비율을 저축은행 수준인 100%로 유지하기로 했다. 신협, 새마을금고 등은 안정적인 예·적금 지급을 위해 개별 금고가 중앙회에 준비금을 예치하는 상환준비금 제도 의무 예치 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각 금융권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금융권 특성상 상황 악화를 예견하기 어렵고, 문제 발생 시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계속 우려가 제기되는 부동산 PF 문제에 당국과 금융권의 경계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PF의 경우 제2금융권 보유 물량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집계한 비은행권 부동산 PF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작년 6월 말 기준 191조7000억원 규모로 2018년 말(94조5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대출, 지급보증, 유동화증권 등을 합산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SVB 사태와 부동산 PF는 금융구조상 다르고 현재는 잘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경기가 계속 침체할 경우 문제가 도드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올해 내 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 PF 중 만기가 도래하는 9조7000억원 가운데 분양대금을 통해 회수 가능성이 큰 금액은 2조4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용등급 A+ 이하 증권사의 경우, 1조8000억원 중 분양대금을 통한 회수 가능 금액은 2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결권 자문사들, 행동주의펀드 제안한 주총 안건 대부분 ‘반대’ 권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글래스루이스가 올해 행동주의 펀드들의 제안으로 주주총회에서 다루는 안건에 대부분 반대를 권고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권고에 따르는 경향이 커 주총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반영된 회사는 KISCO홀딩스(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JB금융지주(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KT&G(플래쉬라이트캐피탈 파트너스(FCP)·안다자산운용), 태광산업(트러스톤자산운용), BYC(트러스톤자산운용), 남양유업(차파트너스) 등이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소액주주연대는 KISCO홀딩스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감사 선임 등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JB금융지주에 보통주 현금배당 900원과 사외이사 선임을, FCP·안다자산운용은 보통주 현금배당 각각 1만원·7867원과 각기 다른 사외이사 선임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및 사외이사 선임을, BYC에 내부거래 공정성 의혹 해소와 사외이사 선임 및 주주환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차파트너스는 남양유업에 현금배당 보통주 2만원, 자사주 매입, 감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ISS는 이 가운데 KT&G에 대한 사외이사 증원, 자사주 매입, 배당 제안 등에 찬성했다. 남양유업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감사 선임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그러나 KISCO홀딩스, BYC, JB금융지주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장이 충분한 이유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소액주주연대가 KISCO홀딩스에 한 주주제안에 대해 찬성했지만, KT&G와 JB금융지주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회사 측이 적절한 주주환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KT에 대한 자문 보고서에서는 윤경림 후보 대표이사 선임 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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