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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최고로 싼 날”… 가격 뛸수록 ‘오픈런’ [심층기획-명품에 빠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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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06 06:00:00 수정 : 2023-03-06 04: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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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명품 브랜드 줄인상
‘베블런 효과’ 한국서 두드러져
“비교 문화·과시 경쟁 과열 원인”

또 올랐다. 이게 마지막이 아닌 것 같다. 몇 달만 있으면 다시 오를지 모른다.

명품 가격 얘기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샤넬은 주요 핸드백 가격을 최대 6%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5∼16%를 올린 뒤 불과 3개월 만이다. 샤넬만이 아니다. 롤렉스, 에르메스, 쇼파드 등도 올해 가격을 올렸다. 루이뷔통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명품 브랜드가 무심한 듯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건 비쌀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 때문이다. 명품 선호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 심하고, 베블런 효과도 지나치게 잘 들어맞는다.

3일 서울 도심의 한 백화점 쇼윈도에 핸드백이 전시돼 있다. 뉴스1

직장인 유미나(33)씨는 “언젠가 살 텐데 오늘이 가장 싼 날이라는 생각에 빨리 사버려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명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언박싱’(박스에서 제품을 꺼내는 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랑하는 시대다.

가계 대출 위기론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취업난이 회자되고, 수출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명품 산업은 나날이 성장하고 구매층은 폭넓게 확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명품 소비는 1인당 325달러(약 43만원)로 중국의 55달러나 미국의 280달러보다 많다. 한국의 명품 사랑이 외신에 등장할 정도다. 유로모니터의 조사 결과 한국 명품 시장은 2021년 기준 세계 7위권이다. 같은 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0위였다. 버는 수준에 비해 명품을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이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매출 3조원대를 회복했다. 꾸준한 명품 판매량 덕이다.


기획취재팀=엄형준·김수미 선임기자, 박미영·이도형·김나현·윤솔·안경준·유경민·이규희·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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