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OOO하고 가실게요’ 개그우먼 박은영 근황…“마트서 일하며 눈물 쏟기도”

KBS ‘개그콘서트’ 폐지 이후 생업 위해 아르바이트 뛰어들어…마트 등에서 식료품 판매

아르바이트 중 연예계 후배와 만난 뒤 자괴감에 혼자 울기도

현재는 뮤지컬 배우·캐스터·유튜버 등으로 활동

“개그하던 시절이 가장 행복…다시 태어나도 개그우먼 하고 싶다”

‘근황올림픽’에 출연한 개그우먼 박은영(왼쪽). ‘근황올림픽’ 유튜브 영상 캡처

개그우먼 박은영(39)이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는 박은영이 출연해 공백기 시절 하던 일들과 현재의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박은영은 KBS ‘개그콘서트’(‘개콘’)의 인기 코너 ‘렛잇비'에서 공연을 펼치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제작진 측에서) 신입 개그맨들 중 평범해보이는 인물을 찾고 있었다. 직장생활을 할법한, 노래도 기왕이면 조금 할 줄 알고, 누가 봐도 예쁘지는 않지만 모나지도 않은, 그 어딘가에도 있을 법한 사람을 찾다보니까 하게 됐다”면서 “너무 감사했다. 그 덕에 커피 광고도 찍었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박은영은 방송인 유재석과의 일화도 언급했다.

그는 “‘해피투게더’에 잠깐 (게스트로) 나간 적이 있었다. ‘잠시만요, 보라 언니 들어가실게요’라는 멘트를 했는데 유재석 선배가 ‘너무 재밌다’며 정식 게스트도 아닌 나에게 말을 걸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유 선배는 내가 한마디라도 더 할 수 있게 해줬다”면서 “녹화 중 ‘보라씨는 은영씨에게 어떤 선배냐’고 물었다. 대본에도 없는 질문이었다. 씩씩 거리는 멘트 연기를 하던 중 그 질문을 받고 얌전히 ‘너무 좋은 선배님입니다’라고만 답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뭘 계속 물어봐줬는데 (신인 시절이라 주눅들어서) 대답만 했다. 그 때 멘트를 하며 재미있게 했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이걸로 광고를 찍은 적은 없다. 개그맨은 유행어를 따라간다고 하잖나. ‘잠시만요 가실게요’ 하고 진짜 가버렸다”고 아쉬운 미소를 지었다.

박은영은 개콘 폐지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개콘을 쉬지 않고 하다가 막상 없어지니까 뭘 해야 될지를 몰랐다. 너무 막막했다”면서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기에 어린 시절 하던 아르바이트를 다시 하게 됐다. 마트나 백화점의 식료품 코너 등에서 판매를 했다. 옥수수나 치즈도 팔고, 시식코너에서도 일했다”고 전했다. 

박은영은 이 시기 눈물을 흘렸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그 때 친한 연예계 동생을 만났는데 집에 가면서 펑펑 울었다”며 “(개그를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신세에) ‘이게 지금 뭐하는 건가’ 싶어 너무 자괴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박은영은 “무명 생활을 8년 했다. 21살때부터 준비해 26살에 SBS 공채가 됐지만 ‘웃찾사’가 없어져서 다시 3년을 준비해 29살에 KBS 시험을 봐서 들어갔다”면서 “(개콘이 폐지된 뒤) 아르바이트를 다시 하며 ‘나는 아직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돈을 벌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런데 생활력이 좋아서 그런지 잘 했다. 이모(직원)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고 그 분들에게 먹을것도 많이 받았다”면서 “내가 개그우먼인건 다들 모르셨다. 맨얼굴로 가면 또 다른 사람이다”라며 폭소했다.

박은영은 긴 공백기의 이유이기도 했던 아픈 가정사도 언급했다. 

그는 “일거리를 찾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실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아버지가) 패혈증을 앓게 돼서 프리랜서 생활중이던 내가 아버지를 돌봤다. 일을 거의 놓고 고향에서 아버지를 간호하던 중 ‘일을 해야겠다’ 싶어서 열심히 일거리를 찾아다녔다”고 떠올렸다.

박은영은 “‘렛잇비’를 하던 시기에는 잘 벌었지만 그 때를 제외하면 그러지 못했다”면서 “출연료를 겨우 모아 전세 보증금을 만들어왔었다. (개콘 폐지 후에는) 생활비가 당장 없으니 벌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박은영은 현재 뮤지컬 배우, 캐스터, 유튜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있다.

그는 “지금은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가족’이라는 어린이 뮤지컬을 하고 있고, STN에서 홀덤캐스터도 하고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 강의도 한다”면서 “‘바그냥’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박은영은 “역시 개그를 할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다시 태어나도 개그우먼으로 살고 싶다”며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웃으면서 일한 결과물이 다른 사람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에도 감사를 느꼈다”고 밝혀 개그우먼으로서의 천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박은영은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재미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열심히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여러분들도 항상 재미있게 사시길 바란다”고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은영의 유튜브 채널 ‘바그냥’은 현재 8만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채널에는 1인극, 팬들과의 소통, 여행기 등 다양한 소재의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