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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의 추리극장' 안젤라 랜즈베리 96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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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12 07:30:00 수정 : 2022-10-12 07: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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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넘긴 나이에 '할머니 탐정' 불리며 전성기
오스카 후보 3번 올라 '쓴잔'… 2013년 명예상

한국인들에게는 ‘제시카의 추리극장’(원제: Murder, She Wrote)이라는 텔레비전(TV) 추리 드라마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 겸 가수 안젤라 랜즈베리가 11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별세했다.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 겸 가수 안젤라 랜즈베리(1925∼2022). 사진은 2013년 호주 시드니에 갔을 때의 모습. EPA연합뉴스

고인의 자녀들은 “어머니가 LA 집에서 잠든 사이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슬프다”고 밝혔다. 마침 오는 16일 고인의 97번째 생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이별하게 돼 유족의 상실감이 몹시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고인은 1925년 10월16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무렵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1951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어머니가 아일랜드 출신의 배우였던 고인은 그 영향으로 일찌감치 연기에 눈을 떴다. 고인은 뉴욕에서 연기를 공부하던 중 1942년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의 눈에 띄었고 이후 1944년 영화 ‘가스라이트’에서 조연인 하녀 역을 맡아 은막에 데뷔했다. 노래 실력도 뛰어나 1960년대 뮤지컬 배우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기도 했으며 토니상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고인을 세계적 스타로 만든 건 미국 CBS가 1984년부터 1996년까지 무려 12년간 9시즌 264부작으로 방송한 TV 시리즈 ‘제시카의 추리극장’이었다. 전성기가 지난 60대 나이에도 주인공인 탐정 제시카 플레처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국내에서 미국 드라마를 접하기 쉽지 않던 시절 국내 팬들은 고인을 ‘할머니 탐정’이라고 부르며 그가 살인사건을 파헤쳐 정의를 구현하는 모습에 열광했다. 이 작품이 전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고인은 당시 돈으로 1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다만 모든 할리우드 배우의 로망인 아카데미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앞서 소개한 데뷔작 ‘가스라이트’,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1945), 그리고 ‘맨츄리안 켄디데이트’(1962) 이렇게 세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아카데미 측도 이 점이 미안했던지 2013년 영화계에 평생 기여한 공로를 기려 고인에게 명예 오스카상을 수여했다. 당시 고인의 나이 88세였다.

안젤라 랜즈베리(왼쪽)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 TV 드라마 ‘제시카의 추리극장’에서 주인공인 탐정 제시카 플레처를 연기하는 모습. SNS 캡처

노년에 접어든 1980∼1990년대에는 당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 활동에 뛰어들었다.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많은 이들이 “에이즈 환자를 돕기 위한 기금 마련에 적극적이었던 분”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인은 3차례 결혼에서 3명의 자녀를 낳았다. 유족으로 자녀 외에도 남동생 에드거 랜즈베리, 그리고 여러 명의 손주 및 증손주가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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