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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여성 총리 공개 조롱한 러시아…우크라 전쟁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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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06 16:15:57 수정 : 2022-09-06 16: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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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새 총리 트러스, 외무장관 시절 러와 악연
러 하원 대의원 "러시아 혐오 정서 강화될 것"
젤렌스키 “러에 공동승리 결정적 역할 할 것”
러 국영 가스프롬, 유럽 가스공급 중단하며 압박

대러 강경파인 리즈 트러스(47) 영국 외무장관이 차기 영국 총리 자리에 오르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며 비난했고 우크라이나는 전쟁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전쟁이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러시아는 가스공급 중단을 무기로 서방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집권 보수당 신임 당대표 및 차기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47) 외무장관이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2세 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러스, 외무장관 시절부터 러시아와 악연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수석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트러스 외무장관의 총리 당선에 대해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없기 때문에 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러시아 사이에 어떤 관계 변화를 예상하냐는 질문에 “불행히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영국과의 관계 악화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 위원회 제1부위원장인 드미트리 노비코프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존슨 총리 역시 관계 구축을 위한 유쾌한 인물은 아니었다”면서 “리즈 트러스가 다소나마 양국 관계를 개선할 것임을 시사하는 어떤 조짐도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하원 고위 대의원 드미트리 벨릭은 “러시아 혐오 정서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열정적으로 퍼뜨린 러시아 혐오 정서를 기억한다”면서 “이는 트러스 집권 하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 정권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인 트러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푸틴 대통령을 지원하는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개인에 대한 제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외무장관 자격으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당시 트러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 10만명을 배치한 것을 문제 삼으며 철수를 요구했고, 라브로프는 이를 부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연합뉴스

이어 러시아 정부는 트러스를 공개 조롱하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의 한 신문이 그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토를 혼동했으며 배석한 영국 대사가 정정해줘야 했다고 보도한 것을 러시아 정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러시아 국영TV 앵커는 이날 “리즈 트러스가 새로운 총리가 된 것은 어리석음이 승리한 것”이라며 “보리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달성했다면 트러스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종말같은 것을 성취할 것”이라고 공격적으로 평했다.

 

◆우크라이나 “승리에 결정적 역할할 것”

 

러시아가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우크라이나 정계는 트러스의 내정을 열렬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정부 대변인 루스템 우메로프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트러스 내정자는 우크라이나의 굳건한 지지자”라며 “앞으로 영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든든한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트러스에 축하를 전하며 “이것은 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공동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언론들도 희망섞인 보도를 잇따라 내놨다. 한 매체는 트러스의 첫 번째 전화 통화 상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전쟁 발발 이래,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지원국 중 하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임기 마지막 날인 이날 그와 전화통화를 했으며 “개인적인 용기와 공헌에 감사를 전하며 새로운 지위에서 우크라이나의 위대한 친구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말부터 러시아 점령지를 공격해 수복에 성공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3개 방면에서 러시아 군 방어선을 돌파해 노바 드미트리우카, 아르한헬스키, 토미냐 발카, 프라우디네 4곳을 탈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정례 화상연설에서 남부 지역 2곳과 동부 지역 1곳을 추가 탈환했다고 밝히는 등 주요 전선에서의 탈환 영토 면적을 조금씩 넓혀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도 영토 탈환 의지를 재확인 했다. 그는 전날 화상 연설에서 “스텝-바이-스텝, 단계적으로 우리의 영토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맞서 공세를 강화하며 에너지를 통한 서방 압박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일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가스관 정비를 진행중이었으나 공급 재개를 앞두고 “가스 누출이 발견됐다”면서 가스공급을 완전히 중단해버린 것이다.

 

이는 주요7개국(G7) 재무장관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긴급하게 시행하기로 합의한 직후였다.

 

6일 니콜라이 슐기노프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가스프롬이 서방에 공급하던 천연가스를 아시아로 돌리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가격 상황은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며 “유럽은 LNG 생산을 늘리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기댈 곳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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