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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에도 조미료가 들어간다고? [명욱의 술 인문학]

입력 : 2022-07-30 18:00:00 수정 : 2022-07-30 13: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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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광고문구가 있다. ‘깨끗해요’, 그리고 ‘순수해요’라는 내용. 일반 소주는 연속식 증류기라는 거대한 기계를 사용, 원료에서 나오는 향미 물질을 거의 완벽하게 제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코올 냄새 이외에는 무색, 무취에 가깝다. 그래서 이렇게 공장에서 나온 식용 알코올(주정)에 물을 넣어 도수를 낮춰서 출시를 한다.

그렇다면 소주에는 정말로 물과 알코올만 들어가는 것일까? 아니다. 다양한 조미료가 들어간다. 그렇다면 어떤 조미료가 들어갈까?

일단 대표적인 조미료로 과당을 들 수 있다. 과당은 과일에서 가장 많이 있는 단맛이다. 그래서 과일의 당인 과당이라고 불린다. 칼로리는 g당 4칼로리. 포도당과 같다. 그런데 단맛이 설탕에 비해 1.7배로 훨씬 높다. 단맛은 강하고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그래서 콜라, 주스 등에 많이 사용된다. 다만 설탕에 비해 분자가 작고 단순하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나서 덜 질린다.

설탕보다 300배 단맛을 가진 효소처리스테비아도 있다. 스테비아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의 이름이다. 수용성이며, 같은 중량의 설탕보다 300배에서 900배의 단맛을 내는 스테비오사이드를 품고 있다. 그리고 이 스테비오사이드는 몸에 흡수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쓴맛이 난다는 것. 그런데 이것을 효소 처리를 통해 없앨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효소처리스테비아다. 산과 열 등에 안정적인 것도 특징이다. 다른 당에 비해 청량한 감미가 있다.

칼로리가 낮은 에리트리톨도 들어간다. 체내에서 10% 정도만 흡수되고, 단맛은 설탕의 70% 수준이다. 설탕은 g당 4칼로리, 자일리톨은 g당 2.4칼로리에 비해 에리트리톨은 g당 0.24칼로리밖에 되지 않는다. 설탕의 6% 정도지만 단맛은 70%까지 품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 설탕의 2000배나 단맛이 있는 토마틴도 들어간다. 서아프리카 열대우림의 자생식물 카템페에서 추출한 감미료로 1㎏당 가격이 무려 2000만원. 다른 감미료와 비교하여 뒷맛이 쓰거나 불쾌한 맛이 적은 개운한 맛이다. 무엇보다 열에 안정적이다. 산성 조건에서 분리, 침전, 백탁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비싼 이유가 있다.

결국 한국의 일반 소주(희석식 소주) 기술은 발효와 증류의 기술보다는 감미와 조미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해당 조미료를 모두 넣어 조화를 이루며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식용 알코올인 주정을 만드는 기술은 한국이 대단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를 유사하게 만드는 이 기술은 기술 자체로 훌륭할 수 있으나 맛과 향으로 감동시키지는 어렵다. 물론 덕분에 싸게 마실 수 있는 부분은 있다. 이 부분은 인정을 한다. 모두 식약처가 인정한 합법적인 조미료다.

참고로 쌀증류주가 들어갔다고 표기된 소주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쌀 증류주를 조미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지, 해당 소주의 원액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풍미와 식감을 위해 사용했다는 것이 맞다. 주류 라벨을 자세히 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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