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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금리 12년 만에 6% 돌파… 전세→월세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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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17 23:00:00 수정 : 2022-07-18 01: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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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4억미만 주택 고정금리로…생애 첫 주택 금리인하 공감대"
최근 서울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문이 걸려 있는 곳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최근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며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12년여 만에 6%를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이 거래절벽에 부딪힌 가운데 전세 매물 감소와 전세대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세입자들의 비명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년만에 전세대출 금리 6% 돌파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는 전날 기준 연 4.010∼6.208% 수준이다.

 

지난달 24일(3.950∼5.771%) 이후 20일 만에 하단이 0.420%포인트, 상단이 0.43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3.390∼4.799%)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620%포인트, 1.481%포인트나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100∼6.218%다. 20일 전(3.690∼5.781%)보다 상·하단 모두 0.400%포인트 넘게 올랐다.

 

반면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210∼6.123%로 하단이 0.540%포인트, 상단이 0.329%포인트씩 떨어졌다.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 등의 영향이다.

 

이처럼 전세대출 금리가 급등한 것은 무엇보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체로 전세대출을 변동금리로 많이 취급하고 이 대출이 따르는 지표금리는 코픽스인 경우가 많은데, 지난 16일 0.40%포인트나 한꺼번에 뛰는 등 코픽스가 치솟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6%대의 전세대출 금리는 2010년 이후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코픽스가 갑자기 많이 오르면서 3%대 전세대출 금리가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더구나 현재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6.208%)은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6.123%)보다 높고, 변동금리 상단(6.218%)과 불과 0.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전세대출 금리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기관의 보증을 바탕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주담대보다 0.5%포인트 낮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부진한 가운데 전세대출만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은행들이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금리 인하 등 우대 조치를 전세대출보다 일반 주담대에 집중하면서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6월 기준 코픽스에는 지난 13일 한은의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다. 다음 달 중순부터 적용될 7월 코픽스에 빅스텝이 적용되면 금리 인상 곡선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주택 가격과 함께 전세보증금이 수년간 급등한 상황에서 전세대출 금리가 더 오르면 그만큼 세입자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달 말에는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된다.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세입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들이 재계약을 하려면 시세대로 보증금을 올려줘야 할 처지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코로나19와 경제 대책 등을 주제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음료를 마시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임대차 시장 분위기는 전세→월세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여파가 맞물리면서 주택 매매시장의 거래절벽이 계속되는 가운데 임대차 시장의 월세 계약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건수는 4만건을 넘기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월세(준전세·준월세 등 포함) 거래 건수는 4만208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4955건과 비교하면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도 지난해 35.8%에서 올해 39.9%로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이날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2차 고위 당정협의회 직후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전세금이 높아지다 보니 월세 전환이 되는 경우도 많다. 금리인상으로 전세 가격 폭등이 있을 것이냐에 대해 정부에서 조사하고 있다. (전세 가격) 통계가 나오면 대응하도록 충분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극심한 거래가뭄에 빠진 상태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7793건으로, 종전 최소였던 지난해 상반기(2만5328건)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당정 “4억미만 주택 고정금리로…생애 첫 주택 금리인하 공감대”

 

국민의힘과 정부는 서민의 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억원 미만 주택에 적용된 변동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 금리로 전환하는 정책을 9월 중 시행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2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국민의힘 양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양 대변인은 4억원 미만 주택에 적용될 고정 금리는 4% 수준이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정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금리 인하도 추진하기로 했다. 조만간 정부는 구체적인 금리 수준을 발표할 방침이다. 양 원내대변인은 “생애 최초 주택에 대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정부와 당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몇 프로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정리되면 정부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박세준·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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