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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병’이 인플루언서의 직업병이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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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5 16:12:06 수정 : 2022-06-15 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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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외반증,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 발생
하루 종일 화보 같은 모습 보여주는 인플루언서들 자주 걸려
여성은 하이힐, 남성은 키높이구두의 착용 자제해야 예방가능
기술 발전으로 이전과 달리 수술 통증도 줄고 횟수도 줄어
정상적인 발(왼쪽)과 무지외반증에 걸린 발. 연세건우병원 제공.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과도하게 휘면서 엄지발가락의 관절이 밖으로 돌출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인 ‘무지외반증’. 이 질환은 ‘하이힐병’으로도 불리며, 가족력이나 평발 등 선천적 요인과 함께 앞 볼이 좁은 신발이나 하이힐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그런데 무지외반증이 이른바 ‘인플루언서’들의 직업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수만, 수십만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말 그대로 ‘영향력 있는 사람’을 뜻한다. SNS의 발달로 생겨난 새로운 직업군이다. 

 

이들이 올리는 게시물은 엄청난 조회수를 달성하며 이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쓰고 있는 상품은 금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다. 이 때문에 이들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라고 불릴 정도이며, 실제 수많은 협찬과 광고 제의가 들어온다. 

 

이처럼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로 쉽게 돈을 버는 것 같지만 남모르는 고통도 있다. 어딜 가나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늘 화려하고 반짝이는 삶을 보여줘야 하다 보니 외출 한 번을 할 때도 ‘화보’처럼 꾸미고 가야 하는 압박이 있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고통을 고백한 김준희. 김준희 인스타그램 캡처

 

이 때문에 인플루언서들 중에서 무지외반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가수 출신 쇼핑몰 CEO이자 인플루언서인 김준희는 자신이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기도 했으며,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인플루언서의 삶을 살아가는 김지연 씨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무지외반증에 걸린 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들의 잦은 무지외반증 발생 원인으로 그들의 신발을 지목했다.

 

부산건우정형외과 곽희철 원장은 “무지외반증은 하이힐처럼 앞쪽이 좁은 신발에 발을 욱여넣고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며 화보 촬영을 위해 서 있으면 엄지발가락이 계속 압박 상태에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발가락 변형으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 인플루언서들도 멋을 위해 키높이 깔창을 착용하고 발볼이 좁은 구두를 신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과 같은 압박을 받게 된다”며 “압박이 오래될수록 무지외반증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지적했다. 

 

무지외반증의 단계. 연세건우병원 제공.

 

무지외반증은 흔한 질환이지만 과거에는 치료가 쉽지 않았다. 뼈가 변형된 탓에 일반적인 치료법은 잘 먹히지 않았고, 수술을 하게 될 경우 과정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새는 기술의 발달로 사정이 나아진 상태다. 

 

곽 원장은 “초기 무지외반증의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다. 보통 휘어진 각도가 20도 이내일 경우”라면서도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단계에서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이유는 간단하다. 통증이 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지외반증 수술이 어려웠던 이유는 엄지발가락을 고정시켜주는 나사를 설치할 때 한 번, 제거할 때 한 번 총 두 번의 수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최근 전문 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 멜트’라고 불리는 생분해 나사가 도입됨에 따라 수술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획기적인 기술진보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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