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과 관련,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에 대해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는 7일 오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업무방해,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배임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 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및 회계사 A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백 전 장관을 포함한 피고들은 이날 모두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1시간 20분여에 걸쳐 프레젠테이션 방법으로 설명했다.
검찰은 “한수원이 자발적으로 월성 원전 1호기를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당시 한수원은 경영진 이사진의 배임 및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 등을 우려해 산업부의 조기 폐쇄 의향 제출을 거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 중 탈원전 정책이 있었고 2017년 고리원전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월성 1호기를 가급적으로 빨리 폐쇄할 것을 공표하며 월성원전 가동 중단이 추진됐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안위 운영변경 허가가 가능한 2020년까지 가동 후 중단하는 방안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보고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채희봉 전 비서관과 백운규 전 장관 모두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실이 내부 보고 시스템에 월성 원전 1호기에 철근이 노출됐다는 내용의 글을 등록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월성 원전 1호기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할 것인가”라는 글을 달면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해당 내용을 채 전 비서관을 통해 알게 된 백 전 장관은 아무런 검토 없이 월성 원전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 및 조기 폐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 전 비서관 측은 “당시 월성 원전 1호기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고 원전의 안전성, 지역수용성 등 중대한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명백한 이상 직권남용이 아니다”라며 “검찰의 주장은 탈원전 정책이 위법하다는 것을 전제하거나 탈원전 정책 이행으로 작성된 탈원전 로드맵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전 장관 측도 “검찰은 탈원전 정책 실효수단이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라며 “검찰에서 제시한 여러 방안 중 다른 방안을 고르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공소사실과 피고인 측 의견을 모두 들은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제출된 증거 목록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5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한편 백 전 장관은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결과를 조작하도록 직접 시키고, 한국수력원자력에 손해를 입힌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로 기소됐다. 채 전 비서관은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반대하는 한수원 측에 월성원전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즉시 가동 중단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사장은 백 전 장관의 ‘즉시 가동 중단’ 지시에 따라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 결과를 조작했고 148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해당 경제성 평가 용역을 맡았던 회계법인 회계사 A씨는 2018년 5월 월성 원전 가동 경제성을 약 1700억원에서 한 달 만에 200억원대로 낮춘 최종평가서를 한수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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