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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에는 김영삼, 이번에는 윤석열…靑에서 두번 열린 ‘열린음악회’

입력 : 2022-05-23 14:19:09 수정 : 2022-05-23 21: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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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5월, 가정의 달 맞아 靑 녹지원에서 열린음악회 녹화…2000여명 운집
당시 김영삼 대통령 “노래 속에 사랑과 행복이 있는 것 아닌가”
27년 후 靑 본관 앞 야외무대에서 생방송…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규모
윤석열 대통령 “5월의 멋진 날에 아름다운 음악 같이 듣게 되어 기쁘고 행복”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정부에 공조하는 선거 개입”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22일 청와대 본관 앞 정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청와대 국민개방기념 특별기획 ‘KBS 열린음악회’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청중과 함께 관람해 화제가 된 KBS ‘열린음악회’의 청와대 배경 무대 진행은 강산이 세 번 변하는 세월에 가까운 27년 만의 일이다.

 

앞서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청와대 녹지원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 내외와 소년소녀가장, 효자동 주민들, 심장병 어린이 후원자와 청와대 직원들의 가족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여름의 신록을 배경으로 무대를 수놓았었다. 다만, 그때는 이번처럼 생방송이 아닌 사전녹화로 이뤄졌다는 데 차이가 있다.

 

가수 김건모씨를 포함해 이은미, 유열, 박정운 등 당대를 대표하던 가수들과 함께 국악인 김영임 등 예술인들이 총출동해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두 시간가량 계속된 음악회에서 관중들과 호흡을 함께하던 김 대통령은 소감을 묻는 사회자의 말에 “모든 사람이 하나 된 듯한 느낌”이라며 “노래 속에 사랑과 행복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답해 박수를 받았었다.

 

1995년 5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 부부가 가정의 달을 맞아 청와대 녹지원에서 진행된 ‘KBS 열린음악회’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영상역사관 홈페이지 캡처

 

어느덧 27년이 흘러 열린음악회는 청와대에서 다시 한번 국민과 함께 무대를 꾸며냈다.

 

청와대 본관 앞 정원 야외무대에서 ‘국민과 함께 여는 오늘, 희망의 내일’을 부제로 진행됐으며, KBS 교향악단과 함께 다양한 예술가들이 국악과 클래식, 대중가요, 무용 등이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국가유공자와 보건 의료진, 한부모 다문화 가정, 인근 주민 등 500여명이 초청받았고 나머지 약 1500석은 관람을 희망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우연인 듯 27년 전 그날과 비슷한 시기에 신록이 우거진 청와대를 배경으로 펼쳐진 열린음악회에서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인사를 건넸다. 생중계로 방송된 프로그램 말미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자 윤 대통령 내외는 진행자의 요청에 잠시 일어서서 관객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마이크를 잡은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 이렇게 5월의 멋진 날 밤에 아름다운 음악을 같이 듣게 되어 기쁘고 행복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저도 열린음악회 팬이고, 과거에는 KBS 스튜디오에 제 아내와 열린음악회를 보러 가기도 했다”며, “청와대 공간은 아주 잘 조성된 멋진 공원이고 문화재이고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것”이라고 하자 청중 속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앞 정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청와대 개방 특집 ‘KBS 열린음악회’에 참석해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방송에 앞서 야권에서는 청와대에서의 열린음악회 진행은 선거개입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20일 성명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지방선거 지원에 공조하는 선거 개입”이라며 “KBS가 정권의 홍보방송이 되기로 작심했느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들은 “6·1지방선거를 불과 10여 일 앞둔 시점에 청와대 개방 특집 열린음악회를 하려는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KBS가 윤 대통령의 청와대 개방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이를 통해 지방선거에 임하는 국민의 마음을 사려는 윤석열 정부의 의도된 선거 전략에 동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S가 다시 과거 권언유착의 시대로 회귀하려 한다면 국민은 KBS를 공영방송으로 인정하지 않고 외면하며 정권의 방송으로 낙인찍을 것”이라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가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의 KBS 흑역사 경험이 여실히 입증시켜줬다”고 거듭 비판했다.

 

22일 청와대 본관 앞 정원 야외무대에서 청와대 국민개방기념 특별기획 ‘KBS 열린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라며 “민주당의 머릿속엔 선거를 위한 정치적 셈법밖에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음악회는 음악회일 뿐, 무엇이 문제라는 말이냐”며 “선거 공학적 망상이 아닌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민주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KBS는 프로그램 공식 소개 페이지에서 “1993년부터 대한민국 음악쇼를 이끌어 온 대한민국 대표 음악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색다른 무대를 선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장르, 다양한 가수를 통해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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