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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에 '둠스데이' 띄우는 러… 헤르손 병합 계획 공식화도

입력 : 2022-05-09 06:00:00 수정 : 2022-05-09 07: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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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2차 세계대전 77주년 전승절

1980년대 개발 핵전쟁 대비 공중지휘소
핵탑재 가능한 전략 폭격기도 대거 투입

BBC “러, 협상·핵전쟁 최후통첩 가능성
푸틴 승리 전략은 광인 모습 연출하는 것”
5일(현지시간) 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군사 퍼레이드 예행 연습에 참석한 군인들이 행진을 펼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AP=연합뉴스

러시아가 9일(이하 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77주년 전승절에 핵전쟁에 대비해 개발한 ‘둠스데이(Doomsday, 최후의 날)’ 지휘통제기를 12년 만에 다시 등장시키는 등 핵위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지난 7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과 주변 지상·상공에서 진행된 마지막 열병식 리허설에 핵전쟁 일류신(IL)-80 지휘통제기를 비롯해 핵탑재가 가능한 투폴레프(TU)-160 전략폭격기 등이 대거 투입됐다. 이번 77주년 전승절을 기념해 전투기와 폭격기, 공중급유기 등 항공기 77대가 편대비행에 참가한다.

 

특히 둠스데이는 러시아가 1980년대 개발한 공중 지휘통제기다. 핵전쟁 중 지상 통제센터가 파괴되면 대통령과 군 최고 지휘부가 탑승해 통수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둠스데이가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등장하는 것은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국면에서 러시아 측이 수차례 강조했던 핵 위협을 열병식에서도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둠스데이(최후의 날)라고 불리는 러시아 일류신(IL)-80 지휘통제기. AFP=뉴스1

지상에서는 RS-24 야르스(Yars)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스칸데르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붉은 광장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공개됐다. 최대 사거리 1만2000㎞의 야르스는 핵탄두 10기를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병식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과(戰果)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는 미그(MiG)-29 8대가 붉은 광장 상공을 비행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지지를 상징하는 알파벳 Z 형태로 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승절에서 우크라이나에 협상이냐, 핵전쟁이냐 양자택일을 하도록 하는 최후통첩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7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정치 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할 수 있다”며 “계속 싸우면 질 게 뻔하다. 푸틴의 유일한 승리 전략은 완전한 광인(狂人)의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승절에 우크라이나에 대해 탈나치화(De-Nazification) 주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젤렌스키 정부를 신나치정권으로 규정하고 탈나치화를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러시아군은 7일에도 동부 루한스크주(州) 빌로호리우카에서 대피소로 사용되던 학교건물을 폭격해 민간인 약 60명이 몰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세르히 가이다이 주지사는 “민간인 약 90명이 지하실에 숨어있던 학교 건물이 폭탄 투하로 완전히 무너지면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4시간 넘게 걸렸다”며 “잔해 속에서 30명이 구조됐으나 (나머지) 60명 대부분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최후의 항전을 벌이는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7일 민간인 대피가 완료됐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영토로 병합할 계획을 공식화했다. 러시아 집권여당 통합러시아당 총회 서기이자 상원 부의장인 안드레이 투르차크는 6일 헤르손을 방문해 “러시아는 이곳에 영원히 있을 것이며 과거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집권당 고위 지도자가 헤르손 병합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름(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요충지다.


이병훈·이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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