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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선율에 리듬탈까, 팝콘 먹으며 대작 즐길까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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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7 20:00:00 수정 : 2022-05-07 11: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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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공연·극장가

돌아온 음악축제
서울재즈페스타·청춘페스티벌…
연례 야외 대형공연 잇단 개최
나훈아·임영웅 등 콘서트 속속
해외아티스트 내한공연도 풍성

극장가도 북적
취식 허용후 관객수 53% 급증
국내외 대작 영화 줄줄이 개봉
“분위기 다시 한번 살아날 것”
지난 4월 30일 서울 한강 노들섬 야외무대에서 대규모 야외 공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서울재즈페스타 공연 모습. 뉴시스

얼마나 오랜만인가. 산들바람 부는 상쾌한 야외에 선율이 넘실거린다. 해 질 무렵 한강 노을이 멋진 노들섬 야외무대. 너른 공간을 삼삼오오로 꽉 채운 관객들은 모처럼 찾아온 축제가 주는 흥에 겨워 저절로 몸으로 리듬을 탄다. 지난달 30일 한영애, 웅산 등 한국 재즈 1세대부터 3세대까지 보컬리스트가 총출동한 무대로 대규모 공연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서울재즈페스타 풍경이다.

 

길었던 코로나 대유행 출구가 다가오면서 그간 숨죽였던 축제의 계절이 다시 시작됐다. 대규모 공연이 팬들을 찾아오고 발길 끊겼던 외국 오케스트라도 다시 국내 무대로 날아오고 있다. 한때 관객보다 직원이 더 많았던 영화관도 극장 안에서 팝콘을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이 다시 허용되면서 관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돌아온 축제의 계절

 

2019년 코로나 대유행 후 중단됐던 야외 대형 페스티벌이 올봄 돌아왔다. 서울재즈페스타를 시작으로 이달 14, 15일 뷰티풀 민트 라이프에 이어 27, 29일 서울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6월에도 청춘페스티벌,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 등이 예정돼 있다. 모두 야외축제의 명당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다. 대부분 재즈, 발라드 등 잔잔한 음악을 들려주는 연례 음악축제로 인기 높았던 무대다. 88잔디마당에 앉아서 자유롭게 노래를 들으며 즐기는 정취는 봄 페스티벌만의 자랑이다. 여수 밤바다의 명물 ‘낭만버스킹’ 야외공연도 6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중단된 지 2년 만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놀이와 함께 하는 페스티벌도 개최된다. 워터밤과 송크란뮤직페스티벌(S2O KOREA)로 K팝, EDM 등을 들으며 물총 놀이를 할 수 있다. 대중가요 콘서트도 속속 열리고 있다. 나훈아는 다음달 11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창원, 인천, 대구, 안동, 고양, 서울, 천안, 광주 등에서 콘서트를 진행한다. 지난 2일 정규 1집을 발표한 임영웅도 6일 경기 고양 킨텍스를 시작으로 창원, 광주, 대전, 인천, 대구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임창정, 성시경, 볼빨간사춘기, FT아일랜드 등 K팝 가수 단독 공연은 물론이고 ‘2022 드림콘서트’와 같이 K팝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페스티벌도 열린다.

'세계 재즈의 날 기념' 2022 서울재즈페스타가 열린 지난 4월 30일 서울 노들섬 야외공연장에서 관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해외 가수 내한 소식도 잇달아 들리고 있다. 노르웨이 싱어송라이터 제이콥 오가와 첫 내한공연이 오는 20일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다. 8월 19일에는 록밴드 시규어 로스, 26∼28일에는 크리스토퍼가 한국을 찾는다.

 

◆입국 시작한 해외 오케스트라들

 

지난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외국 관현악단 중 올해 우리나라를 처음 찾은 프랑스 국립 메츠 오케스트라 서울 공연이 열리는 저녁이었다. 전세기 편으로 움직여 가능했던 지난해 11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을 빼면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첫 오케스트라 내한이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메츠 오케스트라 국내 투어는 이날이 마지막 연주였다. 다비트 라일란트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이 젊은 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함께 닷새간 5개 도시에서 국내 관객과 만났다. 당초 지난해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내한공연을 하려 했지만 코로나19 탓에 미뤄지다 이제야 성사된 무대였다. 라일란트는 올해부터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옛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도 맡고 있다.

 

이처럼 해외 클래식 아티스트 내한 무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바라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의무격리 등 출입국 방역절차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해외 아티스트 내한 공연이 다시 줄을 잇고 있다. 오스트리아 명문 관현악단인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내한한다.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30돌 기념 공연으로 인천아트센터(5월29일)와 부산시민회관(5월31일), 서울 예술의전당(6월1일)에서 공연한다. 이 밖에도 7월에는 몬트리올심포니, 쾰른 귀체르니히오케스트라, 9월에는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내한하며 10월에는 사이먼 래틀 경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국내 무대에서 협연할 예정이다. 11월에는 빈필 하모닉이 다시 내한한다.

올 들어 처음 내한한 교향악단인 프랑스 메츠 오케스트라의 지난 3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모습.

반가운 해외 뮤지컬 내한공연 소식도 들려온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명반 ‘스릴러’ 발매 40주년을 기념해 그의 노래를 콘서트 형식으로 보여주는 웨스트엔드 뮤지컬 ‘스릴러 라이브’ 오리지널 팀은 9년 만에 내한해 12월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영국 어린이 극단 린고시어터도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처음 한국을 찾아 두 명의 배우가 일인다역을 소화하는 뮤지컬 ‘헨젤과 그레텔’(7월7일~8월10일), 1인극 ‘장화 신은 고양이’(8월12일~9월18일)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작 걸리는 극장가

 

비로소 팝콘과 음료수 먹기가 가능해진 영화관은 나날이 관객이 늘어나고 있다. 극장 내 취식이 허용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 일주일간 전체 영화 관객 수는 96만8700여명에 달했다. 거리두기는 해제됐지만 팝콘 섭취가 불가했던 전주(4월18∼24일·70만4400여명)에 비해 약 37.5% 늘어난 수치다. 평일 관객수는 차이가 더 크다. 취식 허용 이후(25∼29일·50만9200여명) 관객수는 그 이전(18~22일·33만3200여명)보다 약 53% 증가했다.

팝콘 취식이 허용된 극장가. 뉴시스

이달부터 국내외 대작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관객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때를 기다리느라 개봉하지 못한 한국영화는 100여편으로 추산된다. 특히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간 영화는 관객 급감에 개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영화계는 속속 개봉일 조율에 들어가고 있다. 사정은 해외 대작도 마찬가지다. 첫 타자로 지난 4일 마블의 새 슈퍼히어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스크린에 걸렸고, 오는 18일에는 마동석 주연 액션영화 ‘범죄도시2’가 개봉한다. 다음 달에는 톰 크루즈 주연 ‘탑건:매버릭’, 박찬욱 감독 신작 ‘헤어질 결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강동원·배두나·아이유가 출연한 ‘브로커’ 등이 연달아 관객들을 만난다. 국내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좌석 간 띄어앉기 및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고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극장 나들이에 대한 관객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대작들이 개봉하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또 한 번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이복진·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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