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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안” “혼자 안 쓰니 민망”… 노마스크 ‘눈치싸움’ 시작됐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2-05-03 06:00:00 수정 : 2022-05-03 13: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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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 착용 의무화 해제 첫날

“실내 들어가면 또 써야 하는데…”
대부분 출근·등굣길 마스크 써
“코로나 걸릴 수도” 불안감 여전

운동·산책 등 나온 시민 ‘홀가분’
“안 쓰고 신선한 공기 마시니 좋아”
사진=뉴시스

“2년간 마스크를 쓰다 보니 벗는 것도 낯설고, 쌩얼(맨 얼굴)을 보이기도 싫어요.”

2일 오전 8시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앞.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던 한모(16)양은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이지 않냐’고 묻자 “어차피 버스 탈 때나 교실에 들어가면 써야 하는데, 굳이 밖에서 벗을 필요가 있나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맨 얼굴로 등굣길에 나선 박모(17)양은 또래 학생들과 출근길 직장인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얼른 마스크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박양은 “모처럼 마스크 없이 아침 공기를 마실 수 있어 등굣길이 상쾌했는데, 혼자 벗고 있어 민망했다”며 “다들 아직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게 어색한 모양”이라며 씩 웃었다.

이날 등굣길 모습을 30여분간 지켜본 결과, 학생들은 모두 밖에서부터 마스크를 쓴 채 학교에 들어갔다. 주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야외 체육 수업 시간에도 모든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놀이를 즐겼다. 이날 6학년 체육대회가 열린 마포구 금화초등학교에서도 일부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고 경기에 임했지만, 대부분은 착용한 모습이었다.

‘실외 노(NO) 마스크’ 첫날을 맞아 세계일보 취재진이 서울 강남·여의도·광화문·마포 등 주요 도심 곳곳을 살펴본 결과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대부분 “주변 사람들 눈치가 보인다”, “감염이 걱정된다”, “마스크가 익숙해졌다” 등의 반응이었다.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 첫 날인 지난 2일 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다. 2020년 10월13일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566일 만이다. 다만 실외 공간이라도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 스포츠 경기장, 공연 등에서는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직장인들이 많은 여의도·명동·광화문 일대의 점심시간에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 이후 마스크를 목에 걸거나 턱에 걸치고 커피를 마시면서 걸어 다니는 직장인들이 일부 눈에 띄는 정도였다. 광화문에서 만난 직장인 정모(24)씨는 “주변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점심 먹으러 갈 때 호기롭게 마스크를 벗고 회사 건물을 나섰는데, 나만 안 썼더라. 민망해져서 다시 바로 썼다”면서 “실외 노 마스크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카페 사장은 “오늘부터 마스크 야외 착용 의무가 해제됐나”라고 되물으며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고 했다.

주변 눈치도 신경 쓰이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기 불안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이모(28)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적 없는 사람 입장에선 마스크를 벗는 것은 여전히 불안하다”며 “오늘도 온라인으로 마스크를 새로 주문했다”고 전했다.

 

2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가방위에 올려놓고 간식을 즐기고 있다. 뉴시스

반면 모처럼 마스크를 벗고 공원에서 운동이나 산책을 하며 봄 날씨를 만끽한 이들도 있었다. 여의도 공원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친구와 함께 농구를 하던 장석민(27)씨는 “실외 노마스크 관련 기사를 보고, 친구들과 농구하자며 작정하고 나왔다. 그동안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때마다 너무 숨이 차고 답답했다”며 “마스크를 벗고 운동하니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곧 실내에서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뚝섬한강공원에서 만난 김모(21)씨는 “집을 나와 지하철 타고 이곳에 올 때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공원에 와서 마스크를 벗고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너무 좋다. ‘드디어 벗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장한서·이희진·조희연·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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