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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휘말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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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28 17:00:00 수정 : 2022-04-28 16: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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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현지시간)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 티라스폴에 있는 국가안보부 건물이 훼손된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몰도바 내 친러 반군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전쟁에 휘말리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사회는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제2의 돈바스’가 될 수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최근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원인 불명의 연쇄 폭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트란스니스트리아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라디오 중계 송신탑 2개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24일에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자칭 수도인 티라스폴에 있는 정부 건물이 로켓추진유탄 공격을 받았다. 현재까지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반군 정부는 공격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바딤 크라스노셀스키 트란스니스트리아 행정부 수반은 25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벌인 테러”라고 비난 목소리를 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트란스니스트리아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텔레그램에서 “이번 폭발은 러시아의 계획된 도발”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러시아의 목표는 이 지역을 불안하게 만들고 몰도바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의 우려에 공감을 표했다. 26일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모든 자세한 상황을 알진 못한다”면서도 “긴장을 높이는 잠재적인 시도에 여전히 우려하고 있고, 몰도바 정부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워싱턴=AP연합뉴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국제법상 몰도바 영토지만,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한 친러 지역이다. 1992년 분리주의자들이 친서방 성향인 몰도바 정부와 내전을 벌였고, 러시아군의 개입으로 휴전했다. 러시아는 몰도바와 맺은 협정에 따라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1500여명의 러시아군을 파견해 현재까지 이들이 주둔 중이다.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제2의 돈바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도 친서방 정부가 집권한 몰도바 내에서 러시아의 입김이 막강하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내 돈바스 역시 친러시아 성향으로 2014년부터 친러시아 반군이 일부 통제해 왔다.

 

인구 47만명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안보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러시아에 기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경제를 떠받치며 천연가스도 무료로 공급한다”며 “사실상 유럽연합(EU) 국경에 러시아의 인공위성을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주민의 30%는 러시아계다. 나머지 주민은 루마니아어를 쓰는 몰도바계(28%), 우크라이나계(23%) 등이다. ‘트란스니스트리아 루블’이라는 자체 통화를 쓰며, 여권도 따로 있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도 독립적으로 치르지만 국제적인 인정은 받지 못한다. 미국의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했다. 완전히 자유로운 국가,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국가,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된 3단계 중 가장 낮은 국가군에 속한 것이다. 프리덤하우스는 “언론의 다원주의가 매우 제한적이며 당국은 시민들의 활동을 밀접하게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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