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타워] 윤중로 벚꽃길은 열렸지만…

관련이슈 세계타워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22-03-30 23:02:45 수정 : 2022-03-30 23:02: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코로나 2년 손실보상 ‘감감’… 여행업계는 아직 겨울

‘벚꽃 엔딩’ 버스커 버스커의 이 노래가 나온 지 벌써 10년이다. 하지만 지금도 벚꽃 필 때면 “봄바람 휘날리며∼”란 가사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릴 정도니 봄을 상징하는 노래로 이만 한 곡이 없다.

서울의 벚꽃 명소를 꼽으라면 으뜸이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이다. ‘벚꽃 반, 사람 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년 봄이면 상춘객 수백만명이 몰려 봄을 즐긴다. 수령 60년이 넘는 탐스러운 왕벚나무 수천그루와 개나리, 진달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서울 영등포가 고향인 기자는 어린 시절 부모님 손잡고 밤 벚꽃놀이하다 하드를 사달라고 떼쓰던 추억이 생생하다.

최현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동안 폐쇄됐던 윤중로(여의서로)와 석촌호수 벚꽃길 등이 올해 다시 열린다고 한다. 윤중로에는 ‘3년 만에 다시 만나요 벚꽃길(여의서로) 보행길 개방’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31일부터 4월 8일까지 서강대교 남단에서 의원회관 사거리까지 1.7km 구간이 개방된다니 잃어버린 봄을 다시 찾은 행복한 기분이다.

아직 매일 3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여행업계도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가 면제된 것이 크다. 정부는 지난 2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의 격리 면제를 시작했다. 고사 위기에 몰린 여행업계로선 가뭄에 단비다.

2년 넘게 많은 업종이 피해를 봤지만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시베리아 벌판에 선 듯, 혹독한 겨울을 버티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2년 동안 여행사 1377개가 문을 닫았다.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무려 1238억원으로 매출액(402억원)의 세 배다. 여행업계 종사자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지금도 유무급 휴직으로 버티는 곳이 대다수다.

정부의 오랜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여행업계도 큰 피해를 봤지만 여행업종은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가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에 따른 ‘직접 피해’ 대상이 아니라는 행정적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100만∼300만원 정도 잠깐 지원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여행업계 입장은 다르다. 정부가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려 해외여행을 못 가게 막고, 사적 모임 인원 제한과 식당 등의 영업시간 제한으로 국내여행조차 실종된 만큼 당연히 정부 조치로 피해를 본 업종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여행업계는 ‘손실보상법’에 여행업종을 포함해 달라고 2년 동안 길거리 시위 등에 나서기도 했다.

다행히 여야는 지난달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피해 본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대상을 대폭 확대해 여행관광업, 공연기획업 등도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손실보상도 소급 적용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2월부터 손실보상법 공표 이전인 2021년 7월 6일까지로 확대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선거전에 여행업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3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던 여야 합의는 3월이 끝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손실보상은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보상을 질질 끌다 이미 ‘사망’해 버리면 뒤늦은 지원금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오늘도 수많은 업체들이 휴폐업 신고서에 눈물로 사인한다. 너무 늦기 전에, 빠른 법 개정으로 손실보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최현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