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식량 부족에 교전 회피… 재평가받는 러軍

입력 : 2022-03-09 19:08:09 수정 : 2022-03-10 04:16: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우크라 침공에 드러난 軍 실태

병사들 경험·작전수행 능력 태부족
위험 회피 지휘부도 전력 약화시켜

美정보당국 “러 공격 강도 높일 가능성”
우크라 “체르노빌 방사능 유출 우려”
추락한 러 전투기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파손된 건물 내부로 불탄 채 추락해 꼬리부분만 남은 러시아군의 수호이-34(Su-34) 전투기 잔해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하르키우=AP연합뉴스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병사, 위험은 피하고 보자는 보신주의에 빠진 지휘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실체를 드러낸 러시아군에 대한 서방의 평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도적 우위야 변함이 없지만 병사들의 경험과 사기, 작전 수행 능력, 지휘부 효율성 등에서는 ‘세계 최강’ 운운할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과소평가한 판단 착오와 맞물리며 속전속결 전략이 차질을 빚은 셈이다. 이를 만회하려는 러시아군이 1∼4일 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각국의 군사·정보 기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군이 전장의 병사부터 지휘부까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험 부족으로 병사들이 현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눈에 띈다. “부대가 이동하기 전날 저녁에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병장 이하 병사들은 국경을 넘어갈 때까지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랐다”는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 장교의 증언은 이런 실태를 뒷받침한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7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 사진에 러시아 탱크부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지역으로 진격하는 모습이 보인다. 키이우=AFP연합뉴스

연료, 식량 부족 등은 사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진입 러시아 군인 일부에게 지급된 전투식량 유효기간이 2002년이었고, 전투를 피하기 위해 항복하는 병사도 나오고 있다.

 

지휘부는 위험은 일단 회피하고 보는 보신주의에 빠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 한 행인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거리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하르키우=AFP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은 전황이 어려워지고 우크라이나 저항이 만만치 않자 러시아가 공격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계획 차질과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단념하지 않고 있고, 우크라이나 공격을 증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국영 에네르고아톰은 9일 “러시아군이 장악한 체르노빌의 전원이 완전히 차단됐고, 복구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용후핵연료를 냉각할 수 없게 돼 방사성 물질 유출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나흘 안에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앞으로 24~96시간 동안 러시아군은 수도 공격에 나서기 위해 동쪽, 북서쪽 및 서쪽 교외에 전력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