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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도, 매출도 추락한 ‘페북’… 눈시울 붉어진 저커버그

입력 : 2022-02-05 15:08:42 수정 : 2022-02-05 17: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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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시총 300조원 증발
4분기 ‘어닝 쇼크’가 원인…순이익 8% 감소
광고·VR 사업 동반 부진…‘틱톡’에 주도권 뺏겨
지난해 9월 내부 고발 이후 자국 여론도 악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FP=연합뉴스

직원들 앞에 선 마크 저커버그의 눈시울은 붉었다. 저커버그는 자신의 눈에 대해 “오늘 뉴스 때문에 운 것이 아니라 각막이 긁힌 것”이라고 농담조로 해명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 전 직원 회의의 풍경을 블룸버그통신은 이렇게 전했다.

 

이날은 메타 창사 이래 최악의 하루로 기록됐다. 메타 주가는 전일 대비 26.39% 하락한 237.76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2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300조원 넘는 돈이 증발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증시 역사상 하루 시총 손실액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메타발(發) 충격에 뉴욕증시까지 휘청였다. 나스닥 지수는 3.74% 급락해 2020년 9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창립자이자 대주주인 저커버그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메타 주식의 14.2%인 약 3억98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저커버그의 순자산은 1230억달러에서 920억달러로 줄었다. 310억달러(약 37조원)가 사라진 것이다. 201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세계 10대 부호 리스트에서도 빠지게 됐다.

 

메타 주가가 곤두박질한 것은 전날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타는 작년 4분기 1년 전보다 20% 증가한 336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02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메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우선, 광고 영업에서의 부진한 성과가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바꾸면서 애플의 광고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타격을 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지난해 4월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에 ‘앱추적투명성(ATT)’ 정책을 도입했다.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게 골자다. 페이스북처럼 고객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악재였다. 메타 측은 ATT 도입 이후 매출 손실을 1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의 '좋아요' 표지판. 뉴욕=AP뉴시스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는 증강·가상현실(AR·VR) 사업도 언제 정상 궤도에 오를지 미지수다. 해당 사업부문인 ‘리얼리티 랩스’의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102억달러에 달한다. 메타의 강세론자로 알려진 더그 앤무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메타가 광고 성장에서 상당한 둔화를 보인 반면 메타버스로의 전환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불확실하며 수년이 걸릴 전망”이라며 “주가가 앞으로 몇달 동안 추가 하락 압력을 받거나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용자 증가세도 눈에 띄게 둔화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DAU(일간 활성 사용자) 수치는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페이스북 DAU는 19억3000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만명가량 줄었다. ‘틱톡’ 등 이른바 ‘쇼트폼(short form)’ 플랫폼에 주도권을 뺏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트래픽 추적 업체 ‘클라우드플레어’의 집계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이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는 틱톡으로 나타났다. 2020년 7위에 불과했던 틱톡이 선두로 올라서는 사이, 페이스북은 2위에서 3위로 한 단계 내려갔다.

 

무엇보다 여론이 메타에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9월 메타가 자사 서비스가 청소년 정신 건강에 유해하다는 자체 연구 보고서를 감췄다는 사실이 내부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전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건은 페이스북이 가짜뉴스가 퍼지도록 고의로 방치했다고도 주장했다. 미국의 17개 언론사는 컨소시엄을 맺고 이를 ‘릴레이 보도’하는가 하면, 미 상원 청문회에서도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가 논의됐다.

이 밖에도 대선 개입 의혹과 폭력 및 테러 조장, 반독점 소송, 개인정보 유출,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논란으로 회사 안팎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1월 사명을 메타로 바꾼 이유에 대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점하고 다양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심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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