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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 찬스’로 집 사고 명품 쇼핑한 ‘금수저’ 등 세무조사…코스피 2700 회복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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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04 07:00:00 수정 : 2022-02-04 02: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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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뒤 첫날인 3일에는 ‘부모 찬스’를 통해 편법으로 부동산을 취득하고 세금을 탈루한 ‘금수저 엄카족’(엄마카드를 쓰는 자녀) 등 227명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공분을 샀다. 세계일보는 4일자 경제면 머리기사로 이 내용을 자세히 다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진정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향후 추가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하며 주택 공급 가속화 계획을 밝혔다.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700선을 회복했다. 국제금융시장 불안감이 점차 해소되면서 이달 중 2800선 회복 전망도 나온다.

 

◆아빠 돈으로 집 사고, ‘엄카’로 명품 쇼핑…‘금수저’ 227명 세무조사

 

A(여)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하며 생활하면서도 다수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은행 대출뿐만 아니라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 수십억원이 동원됐다. A씨의 어머니가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양도하고 양도대금을 딸에게 편법 증여한 것이었다. A씨의 오빠 B씨는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호화로운 생활을 해오다 세무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어머니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으며 취득가액을 낮춰 증여세를 탈루했고 평소에도 ‘엄마 카드’로 명품 소비를 즐겼다.

 

국세청은 A씨와 B씨처럼 편법증여로 세금을 빼돌린 연소자 등 22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부동산 등 자산을 취득하고 부모 재산으로 대출을 상환하거나 부모 신용카드로 사치성 소비 생활을 누린 41명, 본인 명의 신용카드를 쓰고 고가 주택을 샀으나 소득이나 자금 여력이 없어 변칙증여가 의심되는 52명이 포함됐다.

 

근저당권 설정을 계속 유지하거나 허위 차용증을 써 부동산 담보 대출을 부모가 대신 갚아준 사실을 숨긴 87명, 신종 호황 업종으로 돈을 벌고 수입을 숨긴 부모로부터 돈을 받아 재산을 불린 47명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대출 증감 내용과 소득·소비 패턴을 분석해 부모의 도움으로 재산을 취득하거나 대출을 상환한 혐의가 있는 경우에 대해 자금 출처를 분석해 탈세 혐의자를 가려냈다.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일부 부유층이 재산 취득, 소비 생활, 대출 상환까지 모두 부모의 경제력을 이용하면서도 이를 교묘히 은폐하고 있다”며 “이는 변칙적 탈루행위로 정당한 세 부담 없이 부를 이전하고 자산 양극화를 심화해 국민에게 상실감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2020년 7·10 대책 발표 이후 지난해 9월까지 법인·외지인의 저가 아파트 매수 거래를 정밀검사해 570건의 위법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임대보증금을 승계하는 갭투자 방식으로 저가 아파트 33채를 매수하고, 미성년자가 아파트 12채를 사는 과정에서 부친이 잔금을 송금하는 등 사례가 포함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과도하게 오른 집값 하향안정 가속화”

 

홍 부총리는 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의 공급 확대, 심리 진정, 금리 추이, 글로벌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시장 하향 안정세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라면서 “그동안 주택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했던 부분에 대한 일정 부분의 하향 조정과정은 필요하다고 보며, 이런 방향 아래 정책 기조를 계속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월 4주 부동산 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가 2019년 8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매매가격 상승세를 멈췄고, 서울 아파트는 2020년 5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0.01% 하락으로 전환했다”면서 “서울, 대전, 대구, 세종 등 광역 단위 하락을 비롯해 기초 단위로는 전국 조사 대상 176개 지방자치단체 중 하락 지자체 수가 54개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지난해 12월 말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5채 중 4채꼴로 이전 신고가 대비 매매가격이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기 위해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발표된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11곳, 1만호를 포함해 올해 중에 도심복합 5만호, 공공정비 5만호, 소규모 정비 2만3000호 등 후보지를 추가 선정하겠다”면서 “앞서 발표한 후보지 전량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지구 지정 등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3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48포인트(1.67%) 오른 2,707.8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73포인트(2.15%) 오른 891.60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0.9원 오른 1,206.4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이게 얼마 만이냐”…글로벌 훈풍에 코스피 급반등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48포인트(1.67%) 오른 2707.8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8.73포인트(2.15%) 상승한 891.60에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우려에 대한 과민반응이 정상화하고,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수급 쏠림 현상이 정점을 통과해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다”며 “투자심리 완화와 수급 회복만으로도 이달 중 코스피의 2800선 회복 시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설 연휴 동안 장이 이어진 미국에서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0.5%포인트 금리 인상’ 주장에 선을 긋는 발언이 나와 시장에 안도감이 퍼졌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써는 올해 네 차례 25bp(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증시는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와 저가 매수 움직임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 점검 회의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화에 따라 우리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최근 우리 금융시장의 반응이 주요국 대비 과도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정세 불안,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국내외 리스크 요인들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대 은행 가계대출 8개월 만에 감소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709조529억원) 대비 1조3464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요동친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6조8181억원으로 한 달 동안 1조4135억원 늘었고, 전세자금대출 잔액(129조5152억원)이 1817억원 줄었다. 지난해 전세대출이 매달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137조421억원)이 지난달 2조5150억원이나 줄어들면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을 끌어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1조5765억원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 수요가 줄었고, 상여금과 LG에너지솔루션 청약 관련 자금이 입금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3% 후반대 예상

 

통계청은 오늘(4일)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3%를 넘겼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 공급망 교란 등 원인으로 지난달 물가상승률도 3% 후반대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한다. 국제 식량가격은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7포인트로 5개월 만에 하락해 1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다만 식량가격지수가 소폭 하락하더라도 여전히 지난해 같은 달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20∼30%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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