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유의 문화유산인 양 오해돼선 안 돼”
요즘 설을 영어로 ‘중국판 새해 첫날(Chinese New Year)’라고 부르는 관행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한국과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음력 1월1일이 중요한 명절로 통하는데 ‘차이니즈’란 표현을 쓰는 경우 설 자체가 중국 고유의 문화유산인 양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설의 영문 표기에서 ‘차이니즈’를 빼고 대신 ‘음력 새해 첫날(Lunar New Year)’로 바꾸자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해 주목된다.
설을 나흘 앞둔 28일 서 교수에 따르면 해외에 거주 중인 한인 누리꾼들이 최근 이 문제에 관해 서 교수한테 많은 제보를 해왔다. 구글 캘린더 등 다양한 곳에서 설을 ‘중국 설날’로 표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리고 있는 서 교수 입장에서 이를 묵과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설의 영문 표기를 ’음력 설날’로 바꾸는 캠페인을 개시했다.
서 교수는 “서구권 주요 도시의 차이나타운에서는 설날을 맞아 큰 행사가 진행돼 왔고, 이로 인해 뉴스의 한 장면으로도 많이 소개가 되어 ‘차이니즈 뉴이어’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설날이 중국만의 명절이 아닌 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이 기념하는 명절이기에 ‘루나 뉴이어’로 바꾸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방의 영어권 국가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해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설날 당일 중계된 뉴스에서 ‘즐거운 음력 설날 보내세요(Happy Lunar new year). 감사합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며 “공식 사이트에는 각 나라별로 설 인사를 올려 놓기도 했다”고 바람직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해외에 거주 중인 재외동포 및 유학생들이 설을 ‘차이니즈 뉴이어’로 표기된 사례를 발견하면 사진과 함께 서 교수 인스타그램으로 제보를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서 교수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이같은 잘못된 관행을 점차 고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 교수팀은 설날 및 추석 등 명절 때마다 ‘한복 입기’ 등 캠페인을 펼치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국내외에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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