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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학대” 동물권단체 ‘태종 이방원’ 책임자 경찰 고발…연재 중지 요구 국민청원도

입력 : 2022-01-21 10:55:18 수정 : 2022-01-22 10: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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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지난 20일 드라마 책임자 경찰에 고발…한국동물보호연합도 21일 고발장 제출 예정
동물자유연대가 20일 공개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 과정. 말의 발목에 줄이 묶여(빨간 동그라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KBS1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낙마 장면 촬영 현장에서 불거진 동물학대 논란과 관련, 동물권 보호단체가 드라마 책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동물권 보호단체인 ‘카라’는 전날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카라 측은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까운 일’ 혹은 ‘불행한 일’로 공식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이는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이번 상황을 단순히 ‘안타까운 일’ 수준에서의 사과로 매듭지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처

 

또 다른 동물보호단체인 한국동물보호연합도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드라마 제작진이 낙마 장면을 촬영하면서 말을 일부러 넘어뜨려 죽게 하는 학대를 했다”며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영등포경찰서에 고발장을 낼 예정이다.

 

앞서 카라와 동물자유연대 등은 이 드라마 촬영장에서 말이 강제로 바닥에 고꾸라지는 영상을 지난 20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7회 방영분인 이성계(김영철 분)가 말을 타고 달리다가 바닥에 넘어지는 장면의 촬영 과정을 담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발목에 줄이 묶인 채로 달리던 말이 일정 지점에 다다르자,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관성에 의해 앞으로 넘어진다. 대역으로 보이는 배우도 말에서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뒤쪽에는 줄을 잡은 제작진으로 추정되는 인력도 보인다.

 

단체들은 이런 방식의 촬영이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한 동물보호법에 위반되는 학대 행위라고 비판하며 말의 생존 여부 확인을 요구했다.

 

KBS는 같은날 사과문에서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돌려보냈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 우려가 커 재확인해보니,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드린다”면서,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21일 오전 10시30분까지 3만8000여명의 동의를 얻었고, KBS 시청자청원 페이지에도 정확한 경위 설명을 촉구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와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만명 넘는 시청자의 동의를 얻었다. 

 

KBS는 30일 안에 1000명이 동의한 사안에 부서 책임자가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서명인원을 충족한 청원에서 이 책임자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과 함께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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