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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자 “소셜미디어는 독성 쓰레기”

입력 : 2021-12-11 13:18:33 수정 : 2021-12-11 13: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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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소셜미디어를 두고 “독성 쓰레기의 홍수”라며 미국 거대 정보기술(IT)기업들을 비판했다. 레사와 공동 수상자 드미트리 무라토프 두 언론인은 민주주의와 이를 지탱하는 진실과 평화, 인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BBC,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레사는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보 생태계를 휘감은 혐오와 폭력, 독성 쓰레기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사는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거짓말 바이러스가 우리를 감염시키고, 서로를 겨루게 하고, 우리의 두려움과 분노, 혐오를 끌어내 전세계 권위자들과 독재자들이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레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고 있거나, 선거를 앞둔 여러 국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레사는 “이들 회사는 팩트와 언론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며 “우리를 분열시키고 과격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레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벌인 ‘마약전쟁’을 파고들었던 온라인탐사보도 매체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한 언론인이다. 또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두테르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짜 계정을 이용해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는 사실을 파헤쳤다. 이에 정부의 소송과 지지자들의 협박에 시달렸다.

 

무라토프는 독립신문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 편집장을 맡아 보도의 독립성을 지키고 기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노력해왔다. 무라토프는 이날 시상식에서 언론인들이 러시아에서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업무 중 숨진 언론인들을 위해 1분간 묵념할 것을 제안했다.

 

무라토프는 “기자들이 늙어 죽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1993년 노바야 가제타가 설립된 이후 6명의 기자가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토프는 최근 러시아 법무부로부터 100명 이상의 언론인과 언론사, 인권 활동가들과 비정부기구(NGO)들이 ‘해외 요원’으로 낙인찍혔다며, “러시아에서 이는 ‘국민의 적’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레사와 무라토프는 1935년 군국주의와 나치를 비판하다가 수용소에 갇힌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에 이어 두 번째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언론인이다.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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